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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학교 숲의 날’ 행사를 다녀오다



이런 저런 일로 시간을 못 내어 숲과 잠시 멀어졌다가 오랜만에 남산 숲길을 오르니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맑은 공기에 가슴이 부풀어 오르고 설레 임이 느껴온다. 숲이 있는 산을 오를 때처럼 마음이 편안하고 기분이 상쾌할 때는 없는 것 같다. 산을 오르면 모든 잡념도 사라지고 자연과 호흡하면서 말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다.



며칠 전부터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 가을이 성큼 다가 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등산로 초입의 과수원에는 가을볕에 빨갛게 익어가는 탐스러운 사과의 모습이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오랜만에 산을 오르니 처음엔 숨이 약간 차더니 소나무와 갈참나무의 기를 받고나니 힘든 줄도 모르고 산을 오를 수 있었다. 일요일 오후라서 남산을 찾은 등산객이 많아 반가운 사람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지난 24일 남양주 광동중학교에서 열린 “제6회 학교 숲의 날 ” 행사에 다녀왔는데 녹색의 숲속을 걸으니 쾌적한 기분으로 숲의 고마움을 느끼며 학교숲 행사가 떠오른다.

광릉수목원이 가까이 있는 이 학교는 생명의 숲이 지정한 학교 숲 시범학교로 학교건물 앞에 조성한 숲과 야생화동산, 수생식물이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연못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학교였다. 학교 숲을 조성하여 학생들의 정서순화는 물론 쉼터역할 뿐 아니라 숲과 관련한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운동장에는 전국에서 모여든 차량들로 가득 찼고 멀티비젼차량의 대형화면에서는 숲 생태와 관련된 영화가 상영 되었고 학교 숲길 양편으로는 “숲 관찰일지” 공모전에 입상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흥겨운 농악장단이 교내에 울려 퍼졌고 숲 해설가의 ‘숲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곳에 사람들이 모여 들어 나도 관심을 가지고 들었다.

소나무는 나무중의 왕이라고 하는데 우리소나무를 일제 때 ‘나까이’라는 학자가 세계 식물학회지에 ‘일본 붉은 소나무’로 등록을 해서 우리소나무 이름을 빼앗겼다는 가슴 아픈 이야기를 시를 지어 낭송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우리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

숲은 나무만 있다고 숲이 아니라 새나 동물들이 살아가는 생명이 살아서 활동해야 비로소 숲이라고 할 수 있다는 숲 해설가의 말에 공감이 갔다.




우리학교도 2006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생명의 숲 지정 “학교 숲 시범학교”로 숲 가꾸기를 마무리하였다. 생명의 숲 충북지부에서 추천하여 개막식행사에서 우수학교 표창과 함께 담당선생님이 상을 받는 영광을 안고 돌아 왔다.

그 동안 생명의 숲과 산림청, 유한킴벌리에서 함께 펼친 학교 숲 가꾸기 운동이 활발히 펼쳐져서 전국에 600여개교의 시범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투자한 돈만해도 2000억이나 된다고 하는데 그 효과를 추산하면 6조의 효과가 있다고 하니 숲이 우리인간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주면서 건강과 마음의 평화를 안겨주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학교 숲 운동도 나무를 심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되고 숲을 잘 가꾸고 관리하며 학생들이 자연과 친해지도록 해야 한다. 숲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도록 교육과정에 반영하여 운영해야 할 과제를 안고 돌아왔다.

충북에도 학교 숲 조성이 잘된 아름다운 학교들이 많이 있다. 숲속에서 나오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사계절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자라는 학생들은 자연의 위대함과 고마움을 알게 될 것이다. 숲이 있는 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며 생명을 존중하는 품성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므로 인성교육차원에서 학교 숲 운동이 더욱 활성화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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