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려하면 '돈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맞는 말이다. 예산이 뒷받침 안 되는 사업은 사상누각이다. 일 추진하기도 어렵고 사업의 지속성도 없다.
교육도 그렇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돈 없이도 할 일이 있다면? 돈 한 푼 없어도 되는 일이 있다면? 예산 없이도 교육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 해 볼만한 일이다. 정말 그럴 수 있을까? 필자는 자신있게 '있다'라고 말한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된다. 아이디어를 창출하는데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디자인 아이디어만 뛰어나다면 돈 없이도 교육적 성과를 크게 거둘 수 있다. 물론 학교에서도 적용 가능한다.
얼마 전 직무연수 때 남이섬을 다녀 온 적이 있다. 200억이 넘는 적자 운영을 몇 백억 흑자로 만든 주인공을 만났다. 디자인을 전공하여 '상상과 예술로 남이섬을 디자인'한 강우현 대표이다. 그의 말 중에서 인상적인 것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디자인만 잘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돈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주위에 흩어져 있는, 하찮게 버려져 있는 자연물이나 여러가지 물건을 이용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돈 들이지 않고 돈 버는 힌트를 얻었다.
학교에 와서 적용해 본다. 바야흐로 가을, 낙엽의 계절이다. 흔하디 흔한 것이 낙엽이다. 나무 열매다. 그래 저것을 이용하자. 자귀나무가 씨앗을 매달고 있는 것이 흉하게 보인다. 저렇게 겨울을 날 것이다. 솔방울도 지천으로 굴러다닌다.
이것을 가지고 교육적으로 활용해 보자. 자연물을 이용한 글자 만들기! 평소 학생들이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아쉬웠다. 공부, 학교생활, 시험도 그냥 대강대강이다. 대충 하고 만다. 더 잘할 수도 있으련만 그렇지 못한 것이 늘 아쉽다.
그래서 울타리에 '잘하자'라는 글자를 만들었다. 좀 있으면 '더 잘하자'로 글자를 추가할 것이다. 글씨가 선명하지 못하면 좀 더 굵게, 다양한 자연물을 이용하여 눈에 띄게 할 것이다.
학생들이 이것을 보고 "이왕 할 것이면 잘하고 지금보다 더 잘하려는 생활태도를 가졌으면 하는 것"이 학교장의 바람이다. 학생들은 학교장의 이런 마음을 알고나 있을까? 아이디어를 교육에 접목시킨 사례다. 돈 들이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