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는 처음과 끝이 있게 마련이다. 처음이 좋으면 끝도 좋다는 말도 맞는 것 같다. 교직의 시작이 가슴 설레는 마음으로 첫 부임하는 학교 교문을 들어서 학생들 앞에 부임인사를 하는 것이라면 교직의 끝은 정년퇴임이라는 이름으로 교직을 떠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군이나 법관의 임관식 같은 경건한 의식도 없다. 정년단축으로 교사가 모자랄 때는 50대의 많은 신규교사도 교단에 서는 기현상도 나타났었다. 취업난이 심한 요즘은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에 들어가기가 얼마나 힘든가? 졸업만 하면 발령을 받던 시대는 지나가고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교원임용고사에 합격하면 수업실기와 면접을 거쳐 최종합격을 하고도 성적순에 따라 발령을 기다렸다가 교단에 설수 있다.
이렇게 어려운 관문을 거쳐 교직에 들어오는 초임교사들을 한자리에 불러 “초임교사 교직 소명(召命)축하식”을 2년 전부터 충주교육청에서 실시해오고 있다. 교직에 대한 자긍심과 책무성을 가지고 학생을 사랑으로 가르치고 교직에서 보람을 찾으라는 깊은 뜻이 담겨져 있다고 본다. 올 4월 이후 발령교사 초등33명, 중등2명 모두 35명의 초임교사가 상기된 표정으로 앞쪽에 앉았고 축하내빈과 동료교사와 학부모도 참석하였다. 축하식장 양옆에는 초임교사의 사진과 성명, 근무학교이름이 적혀있었다.
조성래 충주교육장은 교직에 첫발을 내딛는 초임교사들에게 세 가지 당부말씀과 함께 조벽 교수가 쓴 “ 나는 대한민국의 교사다”라는 책을 한권씩 선물하여 교직을 천직으로 알고 2세 교육에 힘써줄 것을 당부하였다. 신임교사 한명 한명을 소개하는 순서도 있었고 해당학교 교장과 학부모의 축하 꽃다발도 전해졌다. 학생대표의 환영사 선배교사의 축하인사말에 이어 신임교사 대표로 교현초 김현정교사의 답사가 있었다.
교단에 서게 된 보람을 침착하게 읽어가다가 갑자기 말문이 막혀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무언가 가슴에 맺혀있던 것이 솟구쳐 올라 목이 메는 것 같았다. 애써 말을 이으려고 하는 목소리는 이미 떨리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32살에 초임교사가 된 김 선생님은 사범대학을 나와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회사생활을 하면서 결혼도 한 나이에 교직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청주교육대학에 학사편입을 하였다고 한다. 사회경험도 하고 결혼생활을 하면서 동생 벌의 학생들과 학창시절을 보내며 졸업 후 어려운 임용고사를 거쳐 지난 9월 1일자로 발령을 받기의 과정이 한꺼번에 가슴속에서 복받쳐 나온 것 같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하고 눈시울을 붉히게 하였다.
그 동안 어려운 역경을 넘어왔기에 교사가 된 보람도 컸던 것 같다.
“그렇게 꿈꾸며 바라던 교사가 되었습니다.”
“남과 경쟁하여 살아남아야하는 사회생활에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고 일으켜 세워주는 교사가 되어 너무 행복하고 보람 있습니다.”
사랑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겠다는 다짐을 하는 진솔한 마음을 읽을 수 있어 교직에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교육은 경험이 매우중요한데 이상일 교육위원님이 초임교사에게 주는 축하 메시지도 신선했다. 교직에 들어온 이상 봉급 외에는 바라지 말라, 만약에 2~3년 근무해 보고 교직이 적성에 맞지 않으면 교직을 떠나라는 말씀으로 교직의 중요성을 강조해주셨고 인의예지(仁義禮智)를 풀어가면서 교직생활에 접목하도록 당부하여 그들의 긴 여정에 이정표가 되었을 것이다. 늦깎이 초임교사의 답사가 나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하는데 교훈으로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