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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모교가 이렇게 아름다운지 몰랐어요"

지난 가을 어느 날 오후 본교 졸업생 한분이 교장실에 들어서면서 하는 말. “교장선생님 ! 우리 모교가 이렇게 아름다운지 몰랐어요.”

교육청에 근무하기 때문에 가끔 학교를 방문하는 분인데도 탄성을 지르듯 감탄하며 너무 좋아하는 모습이 아직도 감동으로 남아있다. 우리학교의 가을 풍경은 방문객 모두가 아름답다고 한마디씩 칭찬을 듣는다.

학교 앞 4차선 도로보다 부지가 낮은 논에 학교터를 잡아 숲과는 거리가 있는 학교였는데 2006년에 생명의 숲과 산림청 유한킴벌리가 공동으로 지원하는 학교 숲 시범학교로 지정을 받아 3년간 매년 1천만 원씩 지원을 받아 학교 숲을 조성하였기 때문에 아름다운 학교로 변모하게 된 것이다.

마침 지난해는 개교60주년을 맞이하는 해였기 때문에 동문회에서 성금까지 모으고 나무 심을 흙이 필요하여 500여차의 마사토를 지원한분, 자연석 광산을 하는 동문이 크고 작은 자연석을 기증하여 비단잉어가 노니는 멋진 연못도 만들고 자연석이 숲과 어울리게 배치되었다. 자연석 사이에서 인공 폭포가 흐르고 주변에는 만수지왕(萬樹之王)이라고 하는 기증받은 소나무가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이런 기반위에 지원금으로는 단풍나무, 주목, 유실수를 비롯한 다양한 나무를 심어 숲의 형태를 갖추어가고 있다. 나무사이 화단에는 야생화가 순박한 모습으로 수줍은 자태를 자랑하듯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가을을 상징하는 키다리 코스모스가 연못주변과 주차장울타리 주변에 화사한 모습으로 곱게 피어 가을바람에 한들거릴 때는 모두가 아름답다고 감탄한다.

이 모든 것은 모교를 사랑하는 동문들의 한결같은 애교심이 한마음으로 결집되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그래서 교문입구 우측으로 동문의 동산을 조성하여 지난해 4월 동문체육대회 때 준공식과 함께 성대한 동문축제를 개최하였다. 오색단풍과 멋진 소나무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어우러져 교문을 들어서면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는 아름다운 학교로 변모하였다.

지난 17일에는 충북생명의 숲과 대전ㆍ충남생명의 숲이 공동주최한 『2009년도 충청지역 학교 숲 시범학교 워크숍』이 우리학교에서 개최되었다. 본교가 3년차로 마무리를 하는 해이기 때문에 숲 조성 사례발표와 함께 학교 숲을 살펴보고 숲 조성의 방향과 사업추진에 참고할 내용을 협의하는 자리였다.

학교 숲 만들기에 대해 지원금을 받기 때문에 큰 기대를 안고 워크숍에 참석한 학교장, 담당교사, 행정실장, 운영위원장, 학부모님들이 우리학교 사례를 듣고 마음이 무거워졌다는 것을 표정으로 읽을 수 있었다. 학교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동문회나 운영위원회 학부모의 후원을 이끌어 낸다는 것이 그리 녹녹치 않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자기가 다닌 모교에 대한 애교심은 자리 잡고 있는데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데다가 요즘경기가 안 좋아 동문들의 후원을 받기가 걱정이 되는 것 같았다.

자연과 떨어져 있는 학교나 도시에 숲을 조성하는 운동은 생명을 불어 넣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볼 수 있다. 숲에서는 우리 인간에게 이로운 많은 것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녹색 숲은 성장기 학생들에게 정서안정과 인성교육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숲 가꾸기 운동이 더욱 확산되고 활성화 되어야 우리의 미래는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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