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하여 농사는 천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큰 근본(根本)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농사짓는 것을 천하의 가장 큰 근본으로 여겨 왔다. 그리하여 농사를 아주 중요시하였고 관심을 많이 가졌고 농사에 관한 여러 가지 책을 간행해 왔다.
여러 책 중 하나인 농가집성(農家集成)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농사를 함에 힘을 쓰고(務用力) 부지런히 일을 빨리하는 자는 얻는 바(소득)이 많다”라고 하였다. 농사와 가장 밀접한 것이 學 즉 배움이라는 생각이 든다. 배우는 학생은 농부에게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할 것 같다.
여기서 배우는 자에게 주는 교훈은 몇 가지 있다. 하나는 務用力(무용력)이다. 농사를 지을 때에 힘써 일하라고 하였다. 공부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힘써 공부해야 한다. 힘써 배워야 한다. 務用力(무용력)을 분석해보면 ‘힘을 쓰다’의 중복임을 알 수 있다. 중복을 해서 강조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務(무)가 ‘힘쓸 무’ 아닌가? 또 用力(용력)도 힘을 쓰다는 뜻이다. 그러니 힘을 쓰고 또 힘을 써라는 말이다.
농사를 지을 때와 같이 배움에 있어서도 힘을 쓰고 또 힘을 써야 함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야 소출이 있다. 얻는 바가 있다. 농사가 잘 된다. 소득이 많아진다. 배우는 일에 힘을 쏟아야 얻는 바가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실력이 향상된다. 학력이 신장된다. 학력이 증진된다. 실력이 좋아진다.
농사지을 때 농부를 상상해보라. 얼굴에 땀방울이 줄줄 흐르지 않는가?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지 않는가? 이런 수고가 따라야 얻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배움에 務用力(무용력)의 자세를 가져야 하지 않겠는가?
“無用力(무용력)하면 所得少(소득소)하니라”라고 하였다. 적당하게 일하면 얻는 것도 적다. 소출이 적을 수밖에 없다. 힘을 쓰지 않으면 소득이 적다. 無用力(무용력)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無務用力(무무용력)이라 하지 않았고 그냥 無用力(무용력)이라고 하였다. 힘을 적게 써도 얻는 바가 적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힘을 많이 써야 얻는 바가 많지만 힘을 쓰지 않거나 적게 써도 소득이 적다고 함에 유의해야 하는 것이다. 힘을 적당하게 쓰고 힘을 적게 써도 안 됨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농사가 잘 되어 있으면 농부는 얼마나 기뻐하나? 하지만 자기 농사가 잘못되어 있으면 마음이 얼마나 아픈가?
또 하나의 교훈은 부지런히 하라고 하였다. “勤趨事速(근추사속)”해야 소득이 많아진다고 하였다. 勤趨(근추)는 부지런하여 일손이 잽쌈을 말한다. 공부를 할 때 부지런해야 할 뿐 아니라 잽싸게 공부하라는 것이다. 공부를 느릿느릿하게 해서는 안 된다. 하라고 하니 마지못해 하는 공부, 눈치나 살피면서 하는 둥 마는 둥 하면서 억지로 공부를 해서는 안 됨을 말해 준다.
다음은 적기에 공부하라고 하였다. 농사는 적기에 힘써야 소득을 많이 얻는다고 하였다.“事速(사속)”해야 얻는 바가 많다고 하였는데 일을 빨리 하라는 뜻이 아니다. 뒤에 나오는 “不及時者(불급시자)” 때에 미치지 못하는 자, 때를 놓치는 자는 소득이 적다고 한 것에서 알 수가 있는 것이다.
배우는 이가 배우는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됨을 가르쳐 준다. 공부할 때 공부하라는 것이다. 농사 때 놓치면 소출이 적은 것과 같이 배울 때 놓치면 배우는 바가 적게 된다. 이것은 자연의 이치다. 無用力(무용력)이 아니라 務用力(무용력-힘써 배우고)하고 勤趨事速(근추사속-부지런히 발빠르게 배우고 때를 놓치지 말고)해서 소득이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