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들어 가장 기온이 높을 것이라는 일기예보도 있었지만 아침부터 교실안의 기온이 너무나 후덥지근했다. 2교시가 수업시간이 끝나는 시간이 되자 중간놀이 시간을 알리는 행진곡이 시작됐다. "선생님, 날씨가 너무 더운데 중간놀이를 꼭 해야 되나요" 한 아이가 물었다. "다 너희들의 건강을 위하여 하는 것이니 조금 덥더라도 참아야지..." 대답은 했지만 다른 아이들의 중간놀이에 대한 불평이 봇물 터지듯이 쏟아졌다. "선생님, 건강을 위한다지만 운동장에서 흙먼지 마시며 놀이하면 오히려 해롭지 않아요" "이렇게 더운 날씨에는 시원한 그늘에 앉아서 머리를 식히는게 오히려 더 좋잖아요" "이렇게 날씨도 더운데 날마다 하는 중간놀이는 정말 싫어요" 온갖 불평을 하면서 운동장으로 나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이 몹시도 안쓰러웠다. "중간놀이는 옛날 중학교 입시가 있었을 때 아이들을 아침 일찍부터 하루 종일 교실에 처박아 두고 '태정태세문단세...' 등을 외우고 쓰게 했던 주입식 암기교육에 치중했던 시절에 아이들의 건강을 위하여 20, 30분이라도 운동장에서 강제로 놀게 했던 시간인데 요즘에 와서도 중간놀이를 안 하면 큰일이나 나는 것처럼 답습하고 있는 잘못은 과감하게 시정해야 한다"라고 중간놀이 무용론을 외치는 P선생님의 말이 생각났다. 우리들의 교육현장에는 이렇게 아무런 의미나 생각없이 하는 비교육적이고 비생산적인 교육활동들이 너무나 많은 실정이다. 그런데도 상당수의 교사들이 그런 교육활동이 그냥 몸에 베어버린 탓에 습관적으로 하고 있다. 다시 한번 재고해 보면서 첫째도 둘째도 아이들의 건강과 교육만을 생각하는 학교생활과 교육과정의 운영이 되었으면 한다. <위동환 전남화순초등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