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교육 수준은 자녀의 상급학교 진학에 얼마나 영향력이 있을까. 또 있다면, 아버지와 어머니 중 어느 쪽이 더 큰 힘을 행사할까.
한국노동연구원 방하남 연구위원과 김기헌 연구원이 전국 5000가구와 가구원 1만3000명을 대상으로 98년부터 2001년까지 정기적으로 실시한 한국노동패널 조사 자료를 분석, 21일 '제4회 한국노동패널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한국 사회의 교육 계층화: 세대간 변화와 불평등의 추이'에 따르면, 부모 교육수준에 따라 자녀의 진학률은 최고 5배까지 차이가 나며, 아버지 보다 어머니의 교육 수준이 자녀의 진학에 미치는 영향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사회의 교육 계층화…' 논문은 아버지가 중졸인 경우에 비해 대졸인 경우, 자녀의 상급학교 진학률은 고교 진학시 2~3배, 대학 진학시 1.5배 높아지고, 어머니가 대졸인 경우에는 중졸인 경우보다 고교 진학시 3~5배, 대학 진학시 2~3배 진학률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또 부모의 교육수준이 자녀의 교육적 성공에 미치는 영향력은 고등학교 진학단계에서는 어머니의 교육수준이, 대학진학단계에서는 아버지의 교육수준이 더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녀가 고등학교를 진학할 때는 어머니의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실업고 대신 인문계로 진학하는 비율이 높았으며, 아버지의 교육수준과 직업지위에 따라 자녀는 전문대보다 4년제 일반대학으로의 진학률이 높았다. 특히 50대에서 30대로 연령이 낮아질수록 출신 가족 배경에 따른 교육기회 불평등의 정도는 증가하고 있으며, 질적인 차원에서의 교육기회 불평등 정도 또한 최근 들어 오히려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방 연구위원은 "지난 4~50년간 공교육 제도의 양적인 확대에도 불구하고 사회 계층간 교육 기회의 불평등 구조는 개선되지 않았음을 이 연구결과가 보여 주고 있다"며 "과다한 교육비 부담, 교육비용의 과중한 가계경제 의존도, 자녀의 교육적 성공에 대한 경쟁적인 사교육비 투자 등이 사회 계층에 따른 교육 불평등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