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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경륜과 연륜이 존중받는 세상 !

“천재가 경륜(徑輪)을 이기지 못하고 경륜이 연륜(年輪)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머리가 아무리 좋고 재능이 뛰어나도 경험에서 얻은 지혜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말일 것이다. 경륜을 어느 정도 쌓아도 삶의 연륜으로 터득한 지혜를 능가하지 못한다는 이치에서 나온 말이라고 생각된다.

80~90세가 되었어도 현역에서 활동하는 분들도 있는데 우리사회는 경륜과 연륜으로 쌓은 다양한 노하우가 나이에 밀려나는 현상을 여기저기에서 감지 할 수 있다. 조기퇴직자가 늘어나고 아직도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백수가 되어 생산보다는 소비를 하는 집단이 늘어나면 균형을 잃은 사회가 되는 것이다.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일할사람들이 밀린다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사장되기 때문에 사회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일자무식의 노인들이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지혜는 유능한 지식인들을 깜짝 깜작 놀라게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보면 아이를 많이 낳아 기른 할머니들은 간난아이의 울음소리만 듣고도 배가고파서 우는지 배설을 해서 우는지 너무 덥거나 갑갑하여 우는지를 안다. 육아에 대한 이론공부를 한 적도 없고 누구에게 교육을 받은 적도 없는데 직접 아이를 기르면서 터득한 경험에서 나온 지혜일 것이다.

신세대 엄마들을 배움이 없는 할머니들에 비교 하면 천재라고 할 수 있는 많은 육아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경험이 부족하다. 그래서 책에 나오는 이론에 맞추어 젓 먹이는 시간과 양을 조절하고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최상의 조건으로 기르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이론들은 표준이론은 될지는 몰라도 아이의 개별적인 신체특성이나 상황에 맞는 경험이론은 잘 모르고 또한 이를 따르려고 하지도 않는 것이 보통이다.

이웃 일본에서 학생들을 교육하는 초등학교장 자리에 젊고 유능한 금융계 CEO 를 초빙교장으로 임용하였는데 경험이 전혀 없는 일을 맡아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고 한다. 생소하지만 열심히 맡은 역할을 수행하면서 정신적인 좌절과 고통을 겪다가 우울증까지 겹쳐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소중한 생을 마감하였다는 이야기도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증명해주는 단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젊고 유능한 인물들이 의회나 법조계나 관료로 많이 진출하여 지도층이 되거나 자기의 재능을 살려 노익장을 자랑하는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다. 선진국을 살펴보면 백발의 노인들이 의회에서 국정을 다루는 모습은 부럽기까지 하다. 젊은 사람들보다 실무 능력 면에서는 뒤질지 몰라도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지혜로 법률안을 다루고 국정을 이끌어간다면 국운을 좌우하는 중대사에 시행착오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 아닐까?

우리 속담에 “구관이 명관이다.” 라는 말도 있다. 젊고 유능한 새로운 인물이 잘할 것으로 생각하여 기대를 했으나 지금까지 잘해온 사람만 못하다는 뜻에서 생긴 속담일 것이다. 이제 우리사회도 나이라는 물리적인 잣대로 사람의 능력을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얼마나 정직하고 옳은 생각을 가졌으며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과 창의적인 마인드를 가졌느냐 로 인물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사회와 국가가 발전하려면 젊고 유능한 인재도 필요하지만 경험에서 얻은 지혜를 활용하는 경륜과 연륜이 존중받는 세상이 되어야 균형 있고 조화로운 사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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