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향기 그윽한 가을이 되면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는 학예발표회나 학습결과물 전시회를 열어 어린이들의 발표의 기회를 주며 학부모님들도 자기 자녀의 학습발표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올해는 신종플루 때문에 예정되어 있던 행사가 취소되는 바람에 시골의 몇 학교만 학예회를 한다는 초청장을 받고 반가운 마음에 몇몇 교장들과 참관하였다.
6.25전쟁 최초 승전지 였던 동락초등학교의 학예발표회가 10월의 마지막 날인 지난 31일 9시 30분에 시작하였다. 이 학교에 6.25당시 근무하였던 김재옥 여교사가 북한군의 동향을 아군장교에게 알려 처음으로 승전을 한 학교이다. 지금은 충주지역의 통일안보교육장으로 활용되며 김재옥교사 기념관이 있는데 2층 강당에서 학예발표회가 개최되었다.
교문에 걸린 학예발표회 현수막과 교정의 단풍잎이 낙엽이 되어 뒹굴고 현관에 국화는 향기를 내뿜으며 손님들을 맞이한다. 동락 어린이들의 재주와 기량을 맘껏 뽐내는 학예회에 학부모님들이 오셨는데 학생수가 37명이라서 인지 쓸쓸해 보였다. 아마도 농사철이라 가을걷이에 바빠서 참석하지 못한 학부모도 있는 것 같았다.
학예회를 참관하면서 느낀 점은 역시 시골학교 학예회가 정감이 있고 순박한 아이들의 발표가 진솔한 면을 엿볼 수 있었다. 약간은 서툴고 순진한 모습을 보며 웃을 수 있으며 가식보다는 숨은 재능을 보여주려는 진지함을 읽을 수 있었다. 학교 화단에서 키운 꽃씨를 편지봉투에 담아 나눠주는 모습이 너무 정겨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