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는 지금의 마음상태를 나타내는 것 같다. 검은 구름이 푸른 하늘과 빛나는 태양을 가리고 바람과 함께 비를 뿌리고 있다. 바깥은 암흑이다. 바람소리도 보통 소리가 아니다. 그뿐 아니라 낙엽마저 바닥을 뒹군다. 비바람이 그치고 나면 찬바람과 함께 추위가 몸을 더욱 움츠리게 하고 마음을 착잡하게 만들 것이다.
극성을 부리는 신종플루는 그칠 줄 모른다. 들려오는 소식마다 마음을 우울하게 한다. 예쁘고 귀여운 어린 자식을 신종플루의 희생양이 되어 부모의 눈에 눈물을 뿌리게 하니 가슴이 내려않지 않을 수 없다.
불행 중 다행으로 학생들에게 신종플루 예방접종을 한다고 하니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좀 더 빨리 접종이 이루어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관계되신 분들께서 지혜를 짜서 온 국민들이 신종플루 예방접종을 해서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날이 속이 오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그런데 또 아쉬운 것은 학생들에게 예방접종을 실시하면서 왜 선생님들에게 동시에 접종을 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제 오후 어느 선생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신종플루에 감염되어 대학수학능력시험 감독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정말 안타까웠다. 선생님이 아니었더라면 신종플루에 감염되지 않았을 것이다.
선생님들은 신종플루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매일 아침 학생들의 발열체크를 하고 있지 않은가? 그 중에 한 학생이라도 감염자가 있다면 선생님은 누구보다 먼저 감염되지 않겠는가? 전국 신종플루 교직원이 2,500명이 넘는다고 하고 있지 않는가?
학생들에게 예방접종을 먼저 실시하여 신종플루에 감염되지 않으면 선생님은 간접예방이 된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와 같은 발상을 하는 것은 정말 선생님을 우습게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선생님들은 학생들과 함께 교실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한 학생이라도 신종플루에 감염되어 있다면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선생님도 감염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왜 선생님을 예방접종에서 제외하나?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학생은 신종플루에 감염되면 그 학생만 집이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되지만 선생님은 신종플루에 감염되면 그 선생님이 맡고 있는 학생들의 수업결손은 어마어마하지 않은가? 그런데도 예방접종의 우선순위에서 밀리다니!
지금도 늦지 않다. 선생님들에게 신종플루 예방접종의 우선을 학생들과 같이 줘야 한다. 선생님들이 신종플루의 공포 속에 교실에 들어가지 않도록 우선 예방접종을 실시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학생들을 보호하는 길도 된다. 신종플루에 감염되어 자신도 모르게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면 더욱 많은 학생들이 감염될 것 아닌가?
온 국민이 신종플루 예방접종을 맞을 수 있는 날을 고대하고 있음을 알고 무엇보다 국민들의 생명을 가장 소중히 여겨 관계되시는 분들은 이에 대한 고심과 대책이 잘 세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