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범대학을 졸업하고 교사가 되는 길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임용고사 응시 후 합격을 하면 공립학교에 임용을 받게 된다. 이 방법이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고, 우선적으로 선호한다.
또 하나는 사립학교에서 학교별로 실시하는 공채 전형에 응시해 합격을 하면 근무를 하게 되는 방법이다. 사립학교는 대개 연말에 공채를 하니 이때를 이용해서 교직에 발을 디디는 경우도 많다.
올해도 공립학교 임용고사는 2009년 11월 8일 필기시험이 있었고, 12월 4일 1차 발표, 2010년 1월 8일 2차 발표, 2010년 2월 2일에 최종 발표를 하는 일정이 계획되어 있다. 반면 사립학교는 학교별로 채용 공고가 나고 있다. 학교별로 다르지만 금년에는 접수 기간이 12월 9일 등으로 임용고사 1차 발표 후로 정해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 사립학교에서 공채를 하면서 응시자에게 전형료를 30,000원씩 받고 있다는 것이다. 사립학교 측에서는 10여명 채용에 100명이 넘게 응시하는 상황에서 경비가 발생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주장이다.
물론 사립학교도 공채 업무 경비가 소요된다. 하지만 이러한 경비는 학교 법인 차원에서 예산을 확보하거나 해서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것을 응시자에게 부담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
비록 30,000원이라는 적은 액수이지만, 전형에 참여하는 교사는 부담이 되기도 하고 기분도 상쾌하지 않다. 국가에서 일률적으로 시행하는 임용고사는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 의거해서 전형료를 부과할 수 있지만, 사립학교 공채는 일종의 취업인데 돈을 받고 원서를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
사실 임용고사에 응시한 사람들은 불안해서 원서를 여러 지역에 제출한 사람이 많다. 임용고사 응시료가 25,000원이지만, 이미 경비 지출이 많았다. 또, 원서 준비를 위해 사진, 졸업증명서, 성적 증명서(대학 및 대학원) 등 적지 않은 경비가 지출된 상태다. 게다가 사립학교에 응모할 경우도 학교마다 원서를 낼 것으로 보여 역시 경비 부담이 많이 된다.
이뿐만이 아니라, 서울시내 사립중고등학교 모임은 교사, 기간제 및 강사 채용자료로 활용함을 목적으로 등록자 명단을 수록한 책자를 작성한다며 20,000원의 원서료를 받고 있다. 교사 채용에 대한 기대도 희박하고, 겨우 두 달 혹은 여섯 달 기간제 교사를 하겠다고 이런 비용을 내는 것이 굴욕감이 느껴진다. 더욱 이 기간은 임용고사 발표가 나기도 전에 등록하도록 해서 그 행정의 의도도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다.
사립학교 공개 채용 시 전형료를 받는 것은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학교 예산을 통해 교사를 채용하는 시스템이 정착되어야 한다. 오히려 훌륭한 선생님을 뽑기 위한 것이라면, 교사의 수업 시연에 대한 수당도 검토하는 서비스 정신이 필요하다.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푸라기도 잡고 싶은 심정을 이용해 전형료를 납부하라고 하는 것은 오만하고 성의가 없는 자세다. 또 당사자은 혹시나 하고 여기 저기 원서 접수를 하게 되는데, 매번 전형료까지 내고 다니면 부끄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