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졸업식이 진행되는 2월은 그야말로 졸업시즌이다. 올해도 세인의 주목을 끄는 이색졸업식이 경쟁적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일부 학생들의 졸업식 뒤풀이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세인의 지탄을 받고 있기에 너무 안타깝다. 아직도 추위가 남은 겨울 끝자락에 하필이면 알몸으로 뒤풀이를 하는가? 그 학생들의 행태는 정상을 벗어난 낯 뜨거운 행동이며 졸업생들의 뒤에는 그들을 조정하는 선배나 폭력배들이 있다면 이는 사회적인 차원에서 근절을 시켜야 할 일이다.
입학을 시작으로 보면 졸업은 마침이요, 끝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졸업은 또 다른 시작임이 분명하다.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새로운 학교생활을 설계하고 준비하는 기간이 2월이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2월은 썩은 달이라고도 악평을 하기도 하는데 생각에 따라서는 매우 의미 있는 달이라고 볼 수 있다. 한 학년도를 마무리하고 준비하는 달이요, 정들었던 친구들과 헤어지는 의식이 있고 새 학년도를 준비하는 아주 의미 있는 기간이다. 선생님들도 인사이동이 있어 오고가는 정을 나누며 아쉬움을 곱씹는 달이다. 그래서 1년 중 가장 짧은 달인가 보다.
우리학교도 올해 60회 졸업식을 치렀다. 사람으로 치면 회갑을 맞이하는 졸업이라서 몇 가지 작은 이벤트를 가졌다. 졸업생이 20여명이라서 앨범제작에 어려움이 많아 담임선생님을 비롯하여 평소에 사진을 많이 찍어 자체제작을 생각하다가 소인수 졸업생이 있는 학교에 무료로 앨범을 만들어주는 업체가 있다고 하여 신청했는데 선정이 되어서 무료제작의 혜택을 받았다. 우리사회는 정말로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졸업60회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졸업생 전원과 담임선생님의 희망을 적은 메시지를 항아리에 담아 타임캡슐을 묻고 25년 뒤에 만기로 약속을 했다.
옛날 서당에서 책을 한권 다 배우면 책거리를 하여 학동과 함께 음식을 나눠먹던 풍습을 재현했다. 시루떡을 놓고 학생, 학부모, 선생님이 떡 자르기를 한 다음 가르쳐주신 선생님과 교장교감에게 절을 올린 다음 헌작을 하고 꽃다발을 드리는 의식을 하여 예절시범학교답게 우리 것을 재현, 박수를 많이 받았다. 졸업식에 참석한 학부모와 내빈까지 떡과 과일을 나눠먹으니 저절로 잔치분위기가 됐다.
졸업식에 많은 분들이 장학금을 보내주셔서 졸업생전원은 물론 두 가지 장학금을 받는 어린이도 있었다. 두 명이 졸업하는 매현 분교 졸업생은 서너 건의 장학금을 받아 본교 졸업생들의 부러움을 샀다.
학교운영위원장을 한 인연으로 16년째 장학금을 보내주시는 분이 있어 감사패도 만들어 드렸다. 졸업생 중에 한분은 지난해부터 장학금 대신 졸업생들이 읽고 싶어 하는 책을 신청 받아 책을 선물로 주고 있어 너무 유익하고 실질적인 선물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학교 급에 따라 졸업식의 분위기가 다소차이가 있는 것 같다. 학교행사 의식도 그 의미를 최대한 살리되 경직된 분위기 보다는 부드럽고 정이 넘치는 축제의 분위기로 바뀌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평소에 하였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미하여 졸업을 하는 졸업생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였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올 졸업식에 졸업생들에게 마지막 훈화로 이런 주제의 말을 했다. "가장 유능한 사람은 계속해서 배우려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