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선택권을 확대하고 공교육을 보완하기 위해 학교를 다양화하고 있는 미국에서 최근 혁신적인 교육과정으로 새로운 학습모델을 제시하는 '메트 스쿨'(Met School)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김성기 연구원은 주간 '교육정책포럼'(KEDI 刊)에 기고한 '메트 스쿨을 통해 본 미국의 공교육 실험'에서 혁신적인 학습모델을 실험하는 메트 스쿨을 소개했다.이에 따르면 1996년 로드아일랜드 州 Providence시에서 개교한 메트 스쿨(Met School : 정식 명칭은 도시지역직업기술센터, The Metropolitan Regional Career and Technical Center)은 州 교육청과 교육 연구·개발 조직인 빅픽처컴퍼니(Big Picture Company)가 공교육 개혁의 가능성을 실험하기 위해 설립한 학교다.
히스페닉(라틴계)과 저소득층 아이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 학교는 지금까지 15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빅픽처컴퍼니는 메트 스쿨의 운영 원리로 △'한 번에 한 아이씩(One Kid at a Time)', 즉 개별화 맞춤 교육 △학생의 자기주도학습 △학생의 관심사에서 출발해 학교 밖 현실 세계를 경험하는 체험학습과 인턴십을 통한 학습 △학생·교사·학부모·멘터가 함께 디자인하는 개별학습을 내걸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운영 원리를 가장 잘 반영한 학교 교육과정의 특징은 바로 '인턴십을 통한 학습(LTI : Learning Through Internships)' 체제다. 학생들이 각자의 관심에 따라 스스로 학습계획을 짜고, 길잡이 교사(advisor), 사회 길잡이(mentor), 학부모는 학습계획팀(Learning Plan Team)을 구성해 학생과 함께 하나의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협의·구성하는 형식이다. 구체적으로는 학생의
관심사 파악, 일일 직업 체험(job shadowing)을 통한 참여 관찰과 정보 수집, 학습 목표 수립, 인턴십 수행의 과정을 거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추구하는 학습목표는 경험적 추론능력(나의 주장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가), 양적 추론능력(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어떻게 측정, 비교, 설명할 것인가), 의사소통 능력(여러 가지 생각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표현할 것인가), 사회적 추론능력(똑같은 문제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어떤 관점을 갖는가), 인성적 자질(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등이다.
인턴십은 통한 학습(LTI)은 학생들이 모든 과정에 참여한 결과를 '디지털 포트폴리오' 또는 문서로 기록한다는 특징이 있다. 학생들은 관심사·목표 탐색→학습계획팀 회의→학습 계획 수립→정보 탐색 면담→일일 직업 체험→LTI 선택·구성→LTI 프로젝트 회의→학습 계획 확인→프로젝트 과제 수행→프로젝트 결과의 공개 전시·발표→학생의 자기 평가(구술)→길잡이 교사의 평가(구술) 등 학습순환(learning cycle) 체제를 거치고, 또 길잡이 교사, 사회 길잡이 교사와는 정례회의 및 검토, 평가 과정 등을 갖는데, 이들 과정의 결과를 문서나 컴퓨터로 모두 기록해야 한다.
그 축적된 결과는 학생들의 이력서나 대학 입학 전형 자료로 활용된다. 김 연구원은 "학습 조직부터 직업 체험, 평가에 이르기까지 학생이 주도적으로 문서 혹은 디지털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도록 하는 것은 교육적 체험의 정보화 과정으로서 학업성취도 자료의 질적 혁신"이라며 "공교육의 양적 확대 프로젝트는 이제 질적 향상 전략에 바통을 넘겨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탈학교 청소년들을 재교육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애로가 '학습에의 유인'임을 생각할 때, 이 프로그램은 학습동기 유발이라는 면에서 매우 모범적이며 혁신적인 학습 발생 기제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학교 교육과 사회 현실, 지식과 기능의 이분법적 한계를 뛰어넘어 일반 학교의 학습 논리와 달리 사회에서의 직업 체험으로부터 출발해 학교에서의 지식 습득으로 이어지는 통합적 학습의 지평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