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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더불어 우리 함께 가요!


지난 4월 20일은 장애인의 지위를 향상하고 사기 진작을 위하여 정한 제30회 장애인의 날이었다.

사전적인 의미에서 ‘장애인’은 신체의 일부에 장애가 있거나 정신적으로 결함이 있어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는 사람을 말하며, 그런 사람을 우리들은 흔히들 장애자라고 부른다.

그런데 정상인이라고 자인하는 우리들은 과연 자기 자신을 의학적인 측면에서 진단한다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정상이라고 판단되는 사람이 몇%나 될까? 그러면서도 자신보다 조금 부족한 사람을 대할 때 우리는 어떻게 처신했는지 냉정한 자기성찰이 필요하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장애인의 인간적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다양한 편의시설을 비롯한 여러 가지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들을 대하는 국민의식은 멀게만 느껴지고 있다,

특히 그들을 대하는 잘못된 우리들의 편견을 좁히기 위해서는 장애인을 이해하고자 하는 발상의 전환이 없이는 곤란하다고 본다.

그들을 위한 통합교육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교육공동체의 패러다임 변화가 요구되며, 일시적인 전시적인 행사를 지양하고 진정으로 장애인을 이해하고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구안하여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성남 검단초(특수학급교사 김나영)의 사례를 교육활동에 참고해 보면 좋겠다.

검단초 신혜원 교감선생님을 비롯하여 31명의 담임교사들 그리고 특수학급 김나영 선생님은 장애아동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통합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19일 교직원 연수를 통해 장애아에 대한 이해를 돕고 통합교육에 대한 폭 넓은 이해와 고민을 함께했다.

또한 장애아에 대한 학부모의 인식전환을 위해 안내장과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하고, 20일에는 전교생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장애아 이해를 돕기 위한 낱말 퀴즈대회를 통해 30여명의 학생에게 푸짐한 선물도 줬다.

전 학급에서는 특별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대한민국 1교시-별을 찾아서’를 시청하고 소감문이나 동시, 독후감, 산문 등 교내 백일장을 열고 우수작을 선정하여 학교장 표창도 했다.

특히 장원으로 뽑힌 6학년 김미지 학생은 쌍둥이 언니 현지(장애아)와 한 반에서 생활하면서 보고 느낀 점을 감동적으로 표현해 교사와 학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으며, 이 글을 통해 전교생 모두는 친구간의 우정과 형제간의 우애를 다지는 기회가 되었으며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미지의 큰 슬픔’

장애인의 날인 오늘따라 마음이 더 슬프다. 남들보다 조금 부족한 내 언니 김현지에 대한 생각 때문이다. 함께 공부하고 뛰노는 우리 반 친구들 대부분이 내게 하나밖에 없는 쌍둥이 친언니를 장애인 취급하며 놀려댄다.

현지와 한 반인 나, 내 친구들이 교실에서 현지의 물건을 만지면 아이들이 “야, 너 김현지 물건 만졌어!”라고 꼬집어 말한다. 그 모습을 볼 때면 슬퍼지고 그 말을 한 아이들을 무지무지하게 때려주고 싶어진다.

우리 반 아이들은 현지가 5월에 가는 수학여행이나 영어마을에 들어 갈 때 함께 갈 것인지를 내게 물어본다. 현지도 우리와 같은 사람인데, 단지 남들보다 생각이나 행동이 느린 것뿐인데 왜들 이렇게 차별대우하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현지의 옆 짝궁과 앞자리의 아이, 또 남자 아이들은 현지를 자주 놀려댄다. 그렇지만 솔직히 나는 현지가 내 친언니인 것이 너무 너무 좋다. 왜냐하면 현지가 나보다 조금 먼저 태어난 쌍둥이 언니이기 때문이다. 또 내가 이렇게 착하고 남을 배려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더욱 현지가 사랑스럽다.

현지에 대한 생각만 하면 자주 눈시울이 젖어들고 붉게 변한다. 사실 내 친구들도 현지를 몹시 귀찮아하고 피해 다닌다. 현지의 옆 짝궁은 일부러 의자를 멀리 놓고 떨어져 앉는다. 그런 모습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6학년에 올라오면서 우리가 한 반이 되게 해달라고 내가 엄마한테 부탁한 것도 현지를 지켜주기 위한 것인데 생각처럼 도움이 되지 않아 슬프다.

현지는 조금 부족할 뿐 결코 장애인이 아니다. 그래서 장애인이라는 말에 익숙하지도 않다. 현지가 조금만 더 당당해지고, 우리가 하는 말을 더 잘 알아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꾸만 조금 부족한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현지를 생각하면 친구들은 말로만 장애인을 괴롭히지 말고 도와주자고 하는 것 같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 속마음과 실천하는 태도는 정말 엉망진창이다. 다들 칭찬이나 상 받는 것에만 눈이 멀어서 겉과 속이 달라지는 것 같다.

장애인의 날인 오늘 본 동영상은 하반신을 못 쓰는 아람이 얘기다. 짝궁이 된 준호가 처음에는 싫어하다가 친한 친구가 되어 잘 보살펴 주고 아람에게 큰 희망을 안겨주었다는 이야기이다. 준호처럼 좋은 친구가 되어 우리 현지에게 도움을 주는 친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장애인을 배려하고 도우려는 마음이 가장 예쁜 마음이기 때문이다.

나는 정말 언니 노릇을 잘하는 친언니 현지를 너무나 좋아한다. 그런데도 남자나 여자 친구들은 나한테 가끔 물어보곤 한다. “너 김현지 좋아?” 라고…. 그때 바로 “그래, 좋아한다”고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머뭇머뭇 거린 것이 지금 정말 후회스럽다.

현지가 중학생이 되면 특수학교에 다니게 된다고 엄마는 말씀하셨다. 그때도 현지를 놀리는 아이들이 많을 것 같다. 그래서 ‘현지가 크면 누구하고 살까?’하는 물음을 해보곤 한다. 이렇게 현지의 앞날을 생각하면 공포감이 밀려온다.

엄마는 요즘도 현지 때문에 매일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으니까 엄마 대신 내가 현지를 돌봐야 할 것 같다.

연예인이 되겠다는 나의 꿈을 접고 현지랑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를 위한 꿈보다 가족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현지가 무슨 잘못이 있어 놀림을 받을까?’ 이 생각만 하면 눈물이 쏟아진다. 현지를 볼 때 정말로 장애인에 대한 좋지 않은 생각을 우리 모두 버려야 한다. 나는 지금 현지에게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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