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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해프닝이 만들어준 진 박사의 모교방문

해프닝이 좋은 인연을 만들 줄은 몰랐다. 학교에 두꺼운 책을 포장한 듯 한 소포가 도착했다.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라는 단체에서 보낸 것이어서 청구서가 날아올 것을 예상해 반송시켰다고 한다.

학교에는 책자를 먼저 보내놓고 뒤에 대금을 청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소포를 풀어보지도 않고 반송했던 것이다.

며칠이 지난 후에 교감 선생님에게 항의전화가 왔다. 책을 보낸 분은 그 단체의 이사장을 맡고 계시고 본교 제1회 졸업생이신 진태하 박사라고 했다.

충주시에서 발행하는 '월간 예성'에 실린 필자의 글을 읽고 강단 50주년을 기념, 발간한 책을 모교에 기증본으로 보냈던 것이다. 소포 안에 편지글을 넣어 보냈는데 남의 성의를 무시하여 기분이 나쁘다며 꾸짖는 전화였다.

다시 발송되어 온 소포에 편지글과 함께 세권의 책을 받고 보니 한편으로 너무 미안했다. 책을 강매하기 위해 학교에 물건부터 보내고 책값을 요구하는 상술 때문에 일어난 해프닝이었다. 웃어넘기기엔 우리 사회가 너무 각박해져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단체는 수익단체가 아니고 좋은 일을 하고 있는 단체이기 때문에 반송되어 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교장이 사과하는 전화를 걸어 진 박사님과 통화를 했다. 교장에게 모든 잘못이 있다며 용서를 구했다. 학교사정을 듣고 보니 이해가 간다고 하신다. 그러면서 학생 수를 묻고 어린 시절 공부하던 모교를 방문하여 후배들에게 당시의 학교모습 등을 이야기해 주고 싶다고 했다.

마침 본교는 지난해도 졸업생이신 권용훈(전 시의원)님을 초청해 인성교육을 한 바 있다. 예절시범학교 차원에서 올해도 가능하면 본교를 졸업하신 출향인사를 모셔서 강연을 들으려던 터라서 5월 중에 모교방문을 약속하고 전화를 끊었다.

4월 말경 학교행사가 없는 날을 3일을 잡아 날짜를 선택하시라고 하였다.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석좌교수로 있는 대학에 강의를 가기 때문에 월요일인 5월 17일로 정했다. 현수막을 만들고 60여년 만에 방문하는 모교라서 행사준비를 했다. 행사를 며칠 앞두고 진박사의 저서 15종을 소포로 부쳐 와서 도서실에 작은 코너를 만들기로 했다.

행사 당일 고속버스로 충주에 도착해 터미널까지 마중을 나갔다. 교문에 들어서면서 어린 시절을 생각하니 감계가 무량하다고 했다. 우리 학교는 교문 우측에 동문의 동산이 만들어져 있어 개교 60주년 비석을 읽어 보시며 감회에 젖었다. 환영현수막을 보더니 너무 좋아하셨다. 학교 숲과 봄꽃이 어우러져 학교가 너무 아름답다며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본관 뒤편에 만든 연못을 보며 소나무 밑에서 흘러내리는 폭포와 시원하게 내뿜는 분수를 보고 학교를 너무 아름답게 가꾸었다고 칭찬을 하신다.
 
어린 시절 함께 공무했던 친구 몇 분과 학교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후배들이 환영해 주었다. 학부모회원도 여러 명이 나와서 환영해 주었다. 교장실에서 차를 마시고 다목적실로 이동하면서 자랑스러운 선배님 두 분에 대한 환경게시물을 보고 너무 고맙다고 하였다.

손자 같은 어린 후배들의 환영의 박수를 받으며 어린이대표에게 꽃다발을 받고 당시학교생활이야기 한문공부를 왜해야 되는가를 주제로 약 1시간 정도 말씀해 주셨다. 모두가 공감하는 강연회가 되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스승의 날을 즈음한 훌륭한 선배님의 말씀은 어린 후배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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