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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내 안의 꿈을 꽃 피우는 곳

올해 3월 경기도 김포의 한 중학교로 부임을 했다. 고등학교에서만 20여년을 근무하다가 처음으로 중학교에 발령을 받은 것이다. 사실, 새로운 학교로 부임을 하게 되면 부담스럽고 낯설기 마련이다. 그런데 내 경우는 조금도 그런 마음이 생겨날 수가 없었다. 그것은 따스한 마음으로 맞이해 주는 교육공동체가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처음 중학교에 부임하면서 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나는 긍지와 보람으로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학교에 부임하던 그날을 아직도 난 기억하고 있다. 파주에서 자유로를 지나 30분 거리에 위치한 김포 시내를 관통하여 위치한 학교, 장릉산 자락에 위치한 73년 전통의 학교였다.  

내 눈에 들어온 것은 학교내에 걸려 있는 가슴을 울리는 글들이었다. 

"내 안에 꿈을 꽃 피우는 곳, 김포중학교"

그 글들이 왠지 가슴에 뭉클하게 다가온 것은 무엇 때문일까?  진정 사랑과 꿈이 있는 학교이기 때문이리라.

진정 학교에는 사랑이 있었다. 꿈이 있었다. 그리고 교육공동체만이 가질 수 있는 배려와 희망, 위해주모가 관심이 있었다. 

우리 학교 정문에는 큼직막한 글씨로 이런 글이 쓰여 있다. 

"나는 김포중학교를 사랑합니다."  

물론 교실에는 물론이고  교내 곳곳에 그 포근한 사랑이 담겨있다.  그리고 문서나 연수자료 앞 표지에 의도적으로 기쁜 마음으로, 행복한 마음으로 등장하는 말이기도 하다. 

또한 이 사랑의 언어는 김포중학교 공동체라면 아침마다 매일 어김없이 만나고 있다. 교장 선생님께서 보내주시는 편지의 끝부분에 항상 등장하는 언어이기도 하다.    

사실, 요즘 많은 학생들은 무엇때문인지 자신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 부족한 듯싶다. 경제 사정이 어렵고 그로 인한 아픔들이 산재한 가정은 더욱 더 가족에 대한 사랑과 긍지, 그리고 자부심이 사라진 듯하다. 우리 부모님에 대한 자랑이 없어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 대한 자랑도 특별한 상황이 아니고는 내세우기가 어렵다. 좋은 상급학교에 학생들을 많이 보내야만 그 학교의 이름이 주변 사람들에게 오르내리기 때문이다.  

학교에 처음 부임하자마자 처음 시작한 것이 소개하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자신 성씨의 본관도 알고, 자신의 이름 뜻을 알며, 자신의 성격의 장단점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족의 자랑을 이야기 하게 되고 내가 다니는 학교에 대한 자랑도 잊지 않고 말하게 된 것이다. 

학생들은 73년의 김포중학교의 역사를 진정 자랑하고 있고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있다. 교목인 은행나무처럼 우뚝 솟아 하늘을 향한 힘찬 꿈을 갖고 내 안에 꿈을 꽃피우고 있는 것이다. 학교 교화인 개나리처럼 서로 어깨동무하고 따스한 마음으로 환한 웃음꽃을 피우고 서로 한마음이 되어 어김 없이 "나는 김포중학교를 사랑합니다"라고 외치고 있다.  

이 사랑의 언어를 처음 사용하신 분은 현재의 교장 선생님이신 심재린 교장 선생님이시다. 73년의 역사를 지닌 김포중학교를 이끄시는 어버이로서 언제나 몸소 학교 사랑을 실천하시는 분이시다.  



13명의 신임교사가 부임하는 입학식날, 교장 선생님께서는 부임하는 교사의 특성과 성격은 물론이고 그 분들의 가족 상황이나 신상을 모두 꿰뚫고 계셨다. 적바림(메모)한 종이 한 장 없이 모든 교사의 이름을 줄줄 대시면서 학교 출신은 물론이고 생년월일까지 기억하시는 분이셨다. 그처럼 모든 교직원들의 상황을 파악하고 그 불편한 점들을 하나하나 파악하시어 그 분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정말 멋진 교장선생님이셨다.  

더욱이 교내 축구대회는 물론이고, 수련활동 및 체험활동, 그리고 각종 학생들의 행사에 참석하시어 학생들 지도하느느라 수고한다면서 모든 행사때마다 빠짐없이 학생들을 직접 격려하시고, 교사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금일봉을 불쑥 내놓으시고 유유히 사라지는 그 뒷모습을 진정 잊을 수가 없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교사와 학생들은 김포중학교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 교장 선생님은 아침 7시 30분경이면 어김없이 출근하신다. 한 번도 지각하신 경우는 없었다. 더욱이 등교하는 학생들을 교문 앞에서 맞이해 주시고 격려해주시는 것은 물론이고 교내의 각종 휴지나 쓰레기를 직접 주우시는 것을 여러 번 목격했다. 그 뿐인가. 아침마다 모든 교직원들을 향하여 사랑의 메신저로 사랑의 글로 격려해 주시고 그 사랑을 표현하고 계시는 분이시다. 학생들을 향해 두 손을 모아 공수를 하시고 손자뻘 되는 녀석들에게 머리를 깊이 숙여 인사까지 하시는 그분의 인품에 나도 모르게 감동하게 된 것이다.  

20여년의 교직 생활에서 이런 교장 선생님을 뵌 적이 없다. 그래서 나 역시 3개월이 지난 지금 내가 근무하는 김포중학교를 뜨겁게(?) 사랑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나 혼자만이 느끼는 감정이고 감동일까? 김포중학교의 교직원과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님들은 그 분의 마음을 헤아리듯 우리 모두가 교육공동체가 되어 김포중학교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심재린 교장 선생님은 사랑이 있는 학교, 행복한 학교, 꿈이 있는 학교가 되고자 동분서주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신다. 어김없이 오늘도 사랑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안개가 조금 낀 가운데 햇님이 일찍 잠에서 깨어 나 그 밝고 고운 미소로 우리 김포중학교 학생들의 등교를 반기고 있는 6월 8일, 화요일 아침입니다. 금년 들어 처음으로 서울 지방의 수은주가 30도 위로 올라 간 어제의 더위를 견디느라 더욱 짙어진 장릉산과 우리 학교 숲의 녹음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아침인데요, 6월의 꽃인 장미와 패랭이 꽃이 이 녹음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 같이 느껴 지는 상쾌한 아침입니다.
오늘도 변함 없이 우리 학교를 찾아 온 이름 모를 새들은 저마다의 아름다운 지저귐으로 우리의 아침을 반겨 주고 있는 가운데 이 녹음이 뿜어 내는 신선한 공기가 우리들의 가슴까지 상쾌하게 해 주고 있습니다. 오늘은 구름만 조금 낀 대체로 맑은 하루가 될 것으로 보이며, 현재 19.4도를 가르키고 있는 서울 지방의 수은주는 한낮에는 30도 까지 올라 간다고 하니 오늘도 우리 아이들이 공부하고 뛰어 놀며 자신의 푸른 꿈을 키워 가기에는 더 없이 좋은 하루가 될 것으로 보이나 오후엔 애들이 더위 때문에 조금 힘들어 할 것 같습니다. 아침에 교실에 들어 가시면 창문을 활짝 열어 우리 애들이 장릉산의 맑고 푸른 정기를 가슴으로 맞이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오늘도 교문 밖에서는 RCY 학생들이 교통지도를 하고 있으며, 교문에서는 이동욱 선생님이 선도부 학생들과 함께 등교하는 우리 애들의 용의 복장 및 우측 통행 지도를 해 주고 계십니다. 김명환 선생님이 맡아 주고 계시는 김포중학교의 행복한 아침을 여는 음악 방송은 여느 때와 다름 없는 그 밝고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으로 등교하는 우리 애들을 반기고 있는 가운데 김관순 기사님은 오늘 있을 수업실기대회  입간판을 세울 적당한 위치를 찾느라 애를 쓰고 계시네요.

오늘은 두 가지 큰 행사가 있는 날입니다. (중략) 우리 학교 과학실에서는 국어, 전산실에서는 수학과의 컨설팅이 이루어지고 나머지 교과는 모두 김포여중에서 컨설팅을 받으시고 그 자리에서 퇴근을 하시면 될 것으로 여지는데요. 내일 일과를 마치고 남교사들은 16시부터 잔디구장에서 감정초등학교와 축구시합이 있고, 여교사들은 우리 선생님들끼리 체육관에서 친선 피구와 줄넘기 대회를 갖도록 되어 있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우리 학교 앞에 있는 식당에서 전직원 회식이 예정되어 있는데, 가급적 모든 선생님들이 자리를 함께 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어제는 교장실 청소를 하는 3학년 학생들이 에어컨 가동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서 심각하게 고민을 해 보았습니다. 물론 아이들을 더위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해 에어컨을 일찍 가동해 주는 게 좋은 걸 저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에어컨이 전기 잡아 먹는 도둑인데다가 에어컨 가동을 시작 하면 최소한 9월말 까지는 매일 가동해야 하니 전기세의 부담이 너무나도 큰 게 사실 입니다. 하지만 전기세 아낀다고 우리 애들을 더위의 고통 속에 그냥 내버려 둘 수도 없는 상황이기에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오니 언제 어떤 상황에서 에어컨 가동을 시작할 것인가를 우리 선생님들도 심각하게 고민해 보시고 그 답을 저에게 주시면 고맙겠네요. 참고로 이번 금요일에 3학년 학업성취도고사 3~4교시에는 에어컨을 가동해 드릴 터이니 참고 하시고요.
사실 우리 학교에서 제일 더운 교실은 별관 5층에 있는 1학년 5반과 7반입니다. 이 녀석들이 먼저 에어컨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야 하는데 3학년 학생들에게서 먼저 이 이야기가 나왔다는 게 의외고요. 아무튼 우리 애들이 장릉산의 자연 바람과 선풍기를 이용하여 가급적 하루라도 더 견디고, 정말로 인내하기 힘들다고 판단되면 에어컨 가동해 드릴 터이니 선생님들의 지혜를 모아 그 가동의 시작을 결정 하고자 하오니 참고 하시길 바랍니다.
어제 2교시에 학교를 한 바퀴 돌다 보니 그 동안 보지 못 했던 다람쥐 남매를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그 앙증 맞은 모습이 정말 귀여웠는데 이 녀석들도 장릉산과 우리 학교 숲을 보금자리 삼아 살아가는 우리와 같은 김포중학교 식구들입니다. 이 녀석들이 귀엽다고 이 녀석을 잡으려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이 다람쥐를 잡는 아이가 있으면 절대로 이 다람쥐를 잡는 행동은 하지 않도록 당부 또 당부를 드립니다. 대한민국의 시내에 있는 중학교 중에서 다람쥐가 살고 있는 학교는 우리 학교 뿐이라는 자부심을 아이들이 갖고 이 다람쥐를 잘 보호해 줄 수 있는 우리 김포중학교 아이들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오늘도 아침부터 조금 덥게 시작 되는데 오늘도 우리 아이들 사랑으로 잘 지도해 주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나는 김포중학교를 사랑합니다.




이 글을 읽는 읽는 교육공동체의 마음은 진정 어떠할까요? 늘 그렇게 행복할 따름입니다. 저 역시 늘 가슴으로 마음으로 이렇게 외치고 있습니다.

"나는 김포중학교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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