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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나로호 실패를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역사적인 6월 10일 오후 5시 1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온 국민의 열망을 담은 나로호가 발사됐다. 그러나 나로호는 아깝게도 발사 137초 후 고도 70~87㎞ 상공에서 지상 관제소와 통신이 두절된 후 섬광과 함께 추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의 우주항공 역사를 보면, 지난 1993년 1단형 고체추진과학로켓과 1998년 2단형 고체추진과학로켓, 그리고 2002년 한국최초 액체추진과학로켓을 발사 성공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 의거, 저궤도 실용위성 발사체 기술 확보 및 상용화를 목표로 우주발사체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나로호(KSLV-I)'는 100㎏급의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한국 최초의 위성발사체이다. '나로호는 1단 액체엔진과 2단 고체 킥모터로 구성되는 2단형 발사체이며, 1단은 러시아와 공동개발, 상단은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는데 더욱 자랑스럽다.

그러므로 나로호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가 발사된 것에 이어서 18년 만에 우주로 나가는 우주발사체를 성공시키는 셈이며, 우리 손으로 인공위성과 발사체를 만들어서 우주로 보낸다는 것에서 더 큰 의미가 있고, 이로 인해 세계 10위의 우주강국의 대열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이 같이 우주항공의 꿈은 나로호에서도 보듯이 우주발사체를 개발한다는 게 얼마나 멀고도 험난한 길인지를 절감했다. 이 같은 실패는 이웃 나라인 일본도 첫 우주발사체 개발에서 네 번이나 실패 끝에 초소형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했으며, 인도는 지난 4월 정지궤도위성 발사체인 GSLV의 발사에 실패했다. 

우주발사체는 발사에 필요한 기술은 완벽해야 함은 말할 것 없거니와 발사일의 날씨인 온도, 바람의 세기, 구름의 양 등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1차 발사를 실패를 거울삼아 이번이야 말로 많은 국민들이 천안함 사건으로 우울한 마음을 시원하게 날리고 싶었던 터라 실망도 컸던 것이 사실이다. 흔히 한 나라의 과학은 그 나라의 경제규모와 비례한다고 한다. 우리의 경제규모에 걸맞은 우주항공의 세계 10대국 진입도 필요하다.

지난해 나로호 1차 발사의 실패의 원인은 위성보호덮개인 페어링의 한쪽이 미분리 되면서 실패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리고 10개월만의 2차 발사엔 진짜 가슴 뭉클하게 속 시원히 대한민국의 우주강국을 세계에 자랑하고 싶었다. 우리국민들의 마음을 오랜만에 활짝 펼쳐 한국인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발사 순간 하늘로 멋지게 날아 오른 나로호를 보는 모든 국민은 가슴 뭉클한 한국인의 자랑스러움을 느꼈을 것이다. 비록 TV화면이지만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할 때까지 화면을 쫓아 눈을 땔 수 없었던 이유도 바로 우리의 기술선진국에 대한 긍지였을 것이다. 외국의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이젠 원조를 하는 세계 10대국으로 성장한 자랑스러운 한국임을 세계에 알리고 싶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감격의 순간도 잠시였다. 통신두절이 보고된 시간은 이륙하고 9분여 후인 5시 10분의 짧은 나로호 2호의 생애였다.

나로호의 발사의 실패가 무엇인지는 차후에 전문가의 면밀한 조사와 분석이 뒤따라야 되지만 이번 실패에 대한 비난과 책임론들이 여기저기에서 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로 인하여 우주항공 개발이 저해되거나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옛말에 ‘삼세번’이란 말이 있다. 더도 덜도 없이 꼭 세 번이란 뜻이다. 좀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지켜봐야 한다. 우리의 우주항공연구가들의 능력을 믿어야 되지 않겠는가?

우리는 미래 과학자인 수많은 과학도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들에게 이젠 더 이상의 실망을 안겨 주어서는 안 된다. 솔직하게 잘못된 부분에 대한 원인을 밝혀 새로운 한국인의 도전 정신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과학은 도전이며 실험정신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새로운 희망은 단 한번에 성취하는 요행을 바라서는 안 된다. 우리는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인류를 위한 값진 기술을 발견한 사례가 얼마나 많은가.

우리는 이번에 ‘한국형 발사체’라는 원천기술을 시험대로 올린 셈이다. 원천기술에 대한 개발과 투자는 우리의 미래 경재성장과 관계가 깊다. 과거 기술개발의 후발주자로서 선진국에 얼마나 많은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가? 이 설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주항공의 보다 혁신적 연구 과제를 개발하고 집중 투자함으로써 원천핵심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우리의 우주개발의 지름길임을 기억해야 한다.

우주발사체의 성공은 우리의 우주과학의 기술력을 세계선진국으로부터 인정받는 계기가 되며, 선진국 우주항공국의 대열에 어께를 나란히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만이 가질 수 있는 한국형 우주항공 기술력의 확보와 관측위성 자체운영 등 유무형의 기술성과와 아울러 경제적인 효과도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번 실패를 그야말로 새로운 도약의 어머니로 삼아야 한다. 전세계 위성체 발사시험 성공확률이 기껏해야 30%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그 만큼 변수가 많고 성공이 어려운 것이다.

이번 나로호의 실패 교훈은 우리의 우주과학영재들에게 좋은 교육 자료로 활용돼야 한다.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용기는 새로운 도전을 낳고 실패에 두려워하지 않은 직무역량을 함양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또한 과학자의 길은 고독하고 험하지만 우리의 국부강병의 원동력인 동시에 인류발전에 공헌한다는 사명의식을 가져야 한다.

물론 이번 나로호 2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면 모든 국민이 기쁨으로 세계가 부러워할 우주강국을 향한 순간을 맞이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몇번이 실패와 시련이 있다고 해서 좌절하거나 우주강국을 향한 우리의 꿈을 접을 수는 없다. 이번 실패는 결코 실패가 아닌 새로운 도전과 시작으로 생각하였으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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