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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통영의 청마문학관과 생가

극작가 유치진씨의 동생으로 시인이자 교육자였던 청마 유치환 시인의 문학정신을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해 개관한 청마문학관과 복원한 생가가 남망산조각공원 동편의 망일봉 기슭에 있다. 이곳에서 통영항이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문학관에 들르면 청마가 사용하던 유품 100여점과 청마 관련 각종 문헌자료 350여점이 전시되어 있어 청마의 삶을 조명하고, 시를 감상하며 작품의 변천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문학관에서 허무와 낭만의 절규를 노래한 시인의 대표작 '깃발'에 담긴 뜻을 음미해보자.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텔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고운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 안 그는

'행복'을 읽으며 사랑하는 것이 행복한 이유를 깨우치고, 편지로 소식을 전하면서 우체부를 기다리던 시대상황을 생각해본다. 부족한 것이 많아 생활이 불편했지만 인간관계 만큼은 여유롭고 정이 넘치던 그 시절이 부럽기도 하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기어/ 더욱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 꽃인지도 몰은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 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 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문학관 위에 있는 생가는 초가와 돌담, 담장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 넝쿨이 어린 시절의 고향집을 생각나게 한다. 본래 청마의 생가가 있던 곳이 번화한 중심가로 변해 소박한 방 2칸과 부엌이 있는 안채와 창고를 겸한 아래채를 이곳에 복원하게 되었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유약국과 관련된 유품들이 눈길을 끈다.

시인의 출생지를 밝히는 일은 중요하다. 거제는 아버지의 고향이었고, 통영은 어린 시절을 보낸 외가가 있는 곳이다. 청마의 출생지가 거제시 둔덕면이냐 통영이냐를 놓고 유족들과 통영시가 법적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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