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5 (월)

  • 구름많음동두천 15.3℃
  • 구름많음강릉 14.8℃
  • 구름많음서울 15.2℃
  • 구름많음대전 16.7℃
  • 구름많음대구 15.2℃
  • 흐림울산 14.2℃
  • 구름많음광주 17.0℃
  • 흐림부산 16.6℃
  • 구름많음고창 17.1℃
  • 흐림제주 17.3℃
  • 구름많음강화 14.5℃
  • 구름많음보은 13.6℃
  • 구름많음금산 16.5℃
  • 구름많음강진군 16.5℃
  • 흐림경주시 14.7℃
  • 구름많음거제 15.5℃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교단일기

사물놀이로 이룬 작은 학교의 행복



사물놀이는 우리 나라의 전통 악기로 연주하며 건강에도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꽹과리는 머리를 울려 머릿병을 고치게 하고, 징소리는 등을 울려 등병을 고치게 한다고 합니다. 북소리는 배를 울려 뱃병을 고치게 하고 장구 소리는 가슴을 울려 가슴병을 낫게 한다고 합니다. 사물놀이는 하늘과 땅과 사람을 하나 되게 하고 세상의 온갖 더러움을 씻어내는 신명나는 놀이입니다. 

그러기에 덕진초등학교(교장 배남주)에서는 학력 향상에 힘쓰면서도 어린이들의 정신 건강에도 좋은 사물놀이 프로그램을 3년째 운영하면서 행복한 학교 만들기에 힘써 왔습니다. 

 
지난 20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18회 전국사물놀이경연대회에 출전한 덕진달오름소리 공연단이 초등부 3위에 입상하였습니다. 이 대회는 국악 인구의 저변 확대와 우수 국악인재 발굴을 위한 전국적 대회로 인정받고 있어서 더욱 의미가 깊었습니다.

전교생 46명 중 4~6학년 19명으로 구성된 덕진달오름소리 팀은 2009년 10월에도 광주에서 열린 국악경연대회에 참가하여 영암의 자랑인 월출산에 밝은 달이 뜨는 풍경을 형상화 한 작품의 창의성을 인정받아 버금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방과후학교 사물놀이 팀으로 구성된 지 3년 만에 연거푸 두 차례나 전국대회에서 상위 입상함으로써 시골 학교에서도 열심히 하면 된다는 가능성을 보여 주어 어린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었습니다. 


학기 초부터 전국대회 입상을 향한 배남주 교장 선생님의 굳은 의지와 지원을 받으며 선배들이 졸업한 빈 자리를 채워 북을 두드리며 솜씨를 익힌 아이들이었습니다. 전국적인 학업성취도평가를 눈앞에 두고 공부하는 틈틈이 사물놀이 연습에 땀 흘린 아이들의 열정이 빛나는 날이었습니다.

대형버스에 모듬북을 비롯한 커다란 악기들을 실어나르며 장맛비 걱정을 하던 이형래 선생님의 노고, 의상을 챙기는 일, 아이들 화장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챙겨야 했던 정지하 선생님, 아이들을 인솔하고 다니며 안전지도에 여념이 없으셨던 정동방 교무부장 선생님, 아이들을 위해 김남희 선생님까지 일요일도 반납하고 따라 나서서 마음을 합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공부에 찌든 아이들도 사물놀이를 하며 신명나게 악기를 두드리다 보면 마음이 시원해지고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더구나 선후배가 함께 배우고 마음을 다해 서로의 장단에 귀를 기울이고 가락을 주고받으며 함께 배우는 즐거운 추억은 먼 후일 어린 시절을 행복하게 반추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작은 학교만이 가질 수 있는 아름다운 추억이 깃든 모교의 모습을 생각해 낼 것입니다. 


공연이 끝나고 시상식을 기다리는 동안 우방랜드에 들러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시설에서 보낸 즐거움도 추억 거리가 될 것입니다. 작은 학교라서 수학여행조차 여의치 않으니 짧은 시간 동안 즐긴 우방랜드에서 보낸 놀이 시간은 꿈같은 즐거움을 안겨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아찔한 놀이기구를 타게 하며 즐거워하고 맛있는 점심과 간식까지 챙겨준 교장 선생님의 깊은 마음을 아이들은 잊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밤 8시가 넘어 귀가를 하면서도 참 즐거웠을 아이들. 한층 무거워진 공부 부담으로 힘들어하는 요즈음, 사물놀이는 아이들의 숨겨진 분노와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날리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학교에 비해 다문화가정과 한 부모나 조손가정의 아이들이 많아 관심과 사랑이 더 필요하고 서로 어울리는 공동체 프로그램이 절실한 것이 농촌 학교의 현실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학교의 사물놀이 팀은 매우 현실적인 프로그램입니다.

그 동안 군내의 주요 행사 개막식(왕인축제, 월출예술제)에 초대되거나 매년 영암 효 병원 위문 공연 활동으로 봉사활동도 전개하며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는 정신을 몸으로 실천해 왔습니다.

지역 축제에 초대되어 갈채를 받아온 팀으로서 어려서부터 우리 가락의 아름다움을 몸으로 배우고 느끼게 하는 사물놀이 공연으로 학교를 빛내고 고장을 사랑하는 마음, 무대에 서서 자신감을 갖게 되어 한층 활발해진 아이들은 다문화가정의 아이들과 한 부모 가정의 아이들도 모두 한 마음으로 어울리게 하는 복합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