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저곳 여행을 하다 보면 우리나라는 구석구석에 이야깃거리가 숨어 있다. 조선 세조 때 병조판서를 지낸 청년장군 남이가 역적으로 몰려 잠시 귀양살이를 했던 남이섬도 그런 곳이다. 남이 장군의 묘역이 있는 문화유적지로 수도권 사람들이 즐겨 찾던 남이섬이 드라마 '겨울연가'의 영향력으로 연인들은 물론 일본과 중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 유원지로 거듭났다.
작은 봉우리가 있는 구릉지가 1940년대 청평댐이 건설되면서 물에 잠겨 높은 곳에 있던 작은 봉우리만 물위에서 섬의 모습을 갖춘 곳이 남이섬이다.
남이섬에 들어가려면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달전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데 행정구역상으로는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방하리에 속한다. 선착장에서 가까운 거리지만 '나미나라 공화국'이라는 말이 멀리 떨어져 있는 섬을 찾아가는 느낌이 들게 한다.
남이섬의 진가는 환경을 훼손시키지 않고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살 수 있도록 섬 전체를 숲길로 조성한데 있다. 또 소나무, 잣나무, 메타세쿼이아, 은행나무, 단풍나무, 버드나무 등 숲속의 나무들이 하나의 숲을 이룬 채 물 위에 떠 있어 더 아름답다.
둘레 6㎞의 섬전체가 자연생태박물관이라 어느 길로 가든 아름다운 나무들이 길가에 줄지어서 손님을 맞이하고, 숲 속에서 곤충과 동물들이 함께 공존한다. 그곳에 문화예술까지 어우러져 작은 천국을 만든다. 어느 곳에 있든 자연은 자연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아름다움을 뽐내면서 자연과 사람이 하나로 동화되는 곳이 남이섬이다.
초입의 남이장군 묘는 역모를 꾀한다는 유자광의 모함으로 능지처참 당한 남이 장군이 이곳 어딘가에 묻혔다는 전설 속의 돌무더기를 흙으로 덮어 봉분을 만들고 치장한 것이라 실제 남이 장군이 묻혀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한다.
남이섬에서 꼭 해봐야 할 게 자전거타기이다. 남이섬의 숲길과 강변을 자전거로 1시간 정도 둘러보면 아름다운 섬의 분위기에 푹 빠질 수 있다. 자전거를 탄 연인들이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섬 둘레를 돌며 짓는 밝은 미소를 보면 같이 즐거워진다.
또 '욘사마 한류열풍'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중앙으로 난 길을 가로지르며 촬영장을 찾는 모습에서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실감한다. 낙엽들이 만든 하트 안에서 추억남기기를 하는 연인들의 모습도 아름답다. 남이섬은 여름을 맞아 더욱 푸르러지고 있는 자연과 자유를 만끽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주인공 배용준과 최지우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과 은행나무 길을 걸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명장면을 기억한다. 카페, 갤러리, 전시관, 홀, 박물관, 체험공방 등의 문화공간도 드라마와 연관된 것이 많다.
낭만을 누리고 싶은 캠핑 족들이 즐겨 찾는 자라섬이 가까이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