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육계의 반발로 사실상 철회됐던 교원 지방직화 추진 움직임이 새 정부의 지방분권 강화 정책 기조에 힘입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어 첨예한 갈등 양상이 재연되고 있다.
대통령 직속기구인 지방이양추진위원회 행정분과위가 19일 돌연 그 동안 국가가 행해 오던 교장·교감·교사·장학사 등 교원 임용 관련 사무를 시·도교육감에게 이양하는 교원 지방직화 방안을 추진키로 해 말썽이 일고 있다. 이 방안은 조만간 지방이양추진 실무위원회를 거쳐 본위원회에서 심의 확정될 전망이어서 교총은 전국 학교분회에 공문을 보내는 등 강력한 저지 활동에 나서고 있다.
교총은 26일 성명을 통해 "지난해 교육당국과 교원단체 등의 반대와 지방이양에 따른 실익도 없어 사실상 철회됐던 교원의 지방직화 방침을 또 다시 추진키로 결정한 것은 현 정부의 지방분권화 정책 명분에만 집착한 탁상행정의 전형적인 표본이자 교원의 지위를 현격히 저하시키는 것으로 40만 교육자는 이의 철회를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교총은 또 "주무부서인 교육인적자원부가 교원사기 저하를 이유로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고 법제처도 지방공무원인 시·도교육감에게 국가공무원인 교원의 임용권을 위임하는 것은 법체계상 불합리하다고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강행하려한다"면서 "40만 교육자를 배제하고 행정권한의 위임에만 집착한 밀실행정 표본인 교원 지방직화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일부 시·도교육감들이 교원 지방직화 방침을 지지하고 있는 것과 관련 "일부 시·도교육감들이 임용, 전보권 등 자기 권한 확대에만 연연해하는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교총은 전국 학교분회에 보낸 공문에서 모든 교원들이 앞장 서 교원의 지방직화 추진이 철회될 수 있도록 청와대와 지방이양추진위원회 홈페이지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것을 당부했다. 지난해 4월 5만여 교원이 참여한 교총 설문조사에서 교원 98%가 교원 지방직화를 반대했다.
◇교총이 교원 지방직화를 반대하는 이유=△교직안정 저해, 교원지위 및 사기저하 초래 △시·도별 지방교육재정 자립도가 빈약하고 차이가 심하므로 교원의 보수, 교육여건, 교육환경 등의 지역별 격차가 심화될 것임 △교원의 보수 지급 주체를 둘러싼 논쟁 야기로 교직계와 지방자치단체간의 갈등과 혼란이 초래될 것임 △지방자치단체는 교원의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정규 교원보다는 기간제 또는 계약제 교원 임용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교원의 신분보장 약화, 교직사회의 학습공동체 저하로 교육의 질이 저하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