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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훈장을 가슴에 달던 날!


올 8월말 정년을 하는 교원들의 훈포장 전수가 조금 늦어졌다. 8월말 경에 전수해 왔으나 국무총리가 공석이라서 보름이 지난 15일 충청북도교육청 대강당에서 전수식이 있다는 연락이 와서 아내와 함께 참석했다. 8월말이었다면 자녀들도 함께 갔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40년 이상 교직에 근무한 교원에게는 헌법이 정한 황조훈장을 수여하는데 우리는 2년제 교육대학을 나왔기 때문에 황조훈장을 받을 수 있는 것도 행운이다.

훈포장을 전수 받는 충북도내 초중고 교원은 앞좌석에 앉고 뒤편에는 가족석이 마련되어 있다. 식장은 축하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많은 내빈이 참석한 가운데 교육감께서 한명 한명에게 훈장증을 수여한 다음 목과 가슴에 훈장을 걸어주었다. 40년이면 강산이 네 번이나 변한 세월인데 오로지 2세 교육을 위해 노력했던 지난날이 파노라마처럼 뇌리를 스쳐지나간다. 교직이 쉬운 일이 아니지 않은가? 보람과 좋은 일로만 가득했던 것도 아니었다. 아이들 앞에서 부끄러움 없는 교사가 되기 위해 혼자서 마음 아파했던 때도 있었고 말 안 듣는 제자를 바른 길로 가게하기 위해 때론 사랑의 매도 들었었다.

국가의 동량을 키우기 위해 헌신봉사한 공을 인정하여 정부에서 훈장을 가슴에 달아주는 자리는 너무 경건하고 엄숙하였다. 훈장을 받는 순간 교원이 되었다는 보람으로 가슴 부듯하였다. 한편으로 이렇게 교직을 수행하도록 내조를 잘해준 아내의 공도 매우 큰데 나 혼자만 훈장을 받으니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꽃다발을 안겨주며 축하해 주는 아내가 너무 고마웠다.

그동안 고생하였다며 점심을 좋은 식당에 가서 먹자고 한다. 점심을 먹고 진천에 있는 보탑사라는 절에 가서 초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조용하고 아름다운 산사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집으로 향했다. 올 추석에 자녀들이 오면 자녀들 앞에서 내가 받은 훈장을 아내의 가슴과 목에 걸어 주며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어야 하겠다고 혼자 생각하였다. 자녀들이 박수소리를 들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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