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로 劉仁鍾씨(67)가 수도 서울의 민선 2기 교육감에 당선된지 꼭 3년이 됐다. 劉교육감측에서는 '이제 1년밖에 안 남았다'고 세월의 무상을 탓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차기교육감을 꿈꾸는 인사들은 '아직도 1년이나 남았다'고 아쉬워 할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민선 3기 교육감에 누가 당선될 것인지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이미 차기교육감을 향해 뛰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무성하고 '캠프를 차렸다'느니 '줄서기가 시작됐다'느니 하는 말이 나돈다.
현재까지 주자로 거론되는 사람은 10여명. 우선 劉교육감의 거취가 주목된다. 본인은 재출마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그의 출마는 기정사실화된 분위기. 劉교육감은 선거 한두달 전까지는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새물결 운동' 등 개혁드라이브 정책 완수의 필요성을 전파하며 이미지 관리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내년 총선 전후로 예상되는 개각에 대한 기대와 선거를 동시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교육계에서는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劉교육감이 일단 유리한 입장에 선 것은 사실이지만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인사문제 등 임기중의 功過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으로는 池容根 교육위원(65)의 세가 만만치 않다. 초등출신이지만 본청 국장, 지역교육장, 한국초등교육협의회장 등 풍부한 교육행정경험에 인화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서울교대 동문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예상된다.
시교위 金斗宣의장(72) 이름도 나오고 있으나 나이 등을 고려할 때 직접 나서기는 힘들고 초등의 대부로서 '일정한 역할'만 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李順世부의장(53)은 차차기나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시 교육장 선거를 염두에 둔 듯하다.
중등에서는 아직 '따르는 사람'이 많은 崔泰祥 전경복고교장(65)이 꼽힌다. 비교적 '강성'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원칙주의자라는 점과 스케일이 크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서울사대 출신의 교육감을 원하는 측에서 지원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孔貞澤 교육위원(65·남서울대총장)은 劉교육감의 불출마시 대안으로 분류된다. 원만한 대인관계와 본청 국장재직시 업무처리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본인은 劉교육감을 '모신' 입장에서 출마를 논하는 것 자체가 예의에 어긋난다고 말한다.
金貴年 창문여고교장(63·대한사립중고교장회장)은 주변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일단 교육자치법 개정 작업을 지켜본 후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킹메이커로서 '아픈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직접 나서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예 조용히 있겠다는 입장이다.
'교육계 논객'을 자처하는 金鎭晟교장(60·한국교육정책연구회장)의 발걸음도 바쁘다. 충주사범을 나온 金교장은 10여년의 초등교사 경력이 강점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이밖에 徐成玉 교육위원(66), 朴燦久교장(62) 등의 이야기도 나온다. 교원노조에서도 후보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10여명의 이름이 거론되지만 독자적인 세만 갖고 당선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초등과 중등의 일부, 초등과 사립, 중등과 사립, 현교육감측과 일부 세력 등의 이합이 당선을 위한 최우선 과제라는데 이견이 없다. 교육자치법이 어떻게 개정될지도 유불리를 따지는데 매우 중요한 변수임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