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건사고가 많아 뉴스 보기가 겁난다. 그중에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안타까운 사연도 있고,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저런 짓을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만큼 어처구니없는 일들도 있다. 21일도 예외는 아니라 눈길을 끄는 큼지막한 뉴스들이 많다.
21일 오전 아파트 화재로 일가족 4명이 사망한 사건의 범인이 중학생인 이 가족의 장남이란다. 설상 예고에 진학하고 싶은 자신의 의견과 달리 공부하라고 자주 꾸짖었더라도 어린 학생이 어떻게 아버지를 살해할 계획을 세운단 말인가? 철부지 중학생이 인근주유소에서 휘발유를 구해 가족이 잠자는 사이 집안에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여 아버지, 어머니, 동생, 할머니를 숨지게 했다는 게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수업시간에 졸았다는 이유로 학생 2명을 체벌한 것에 대한 논란도 뜨겁다. 교육계에서도 이번 일이 왜 일어났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지역학부모회가 성명서를 발표하며 주장하는 대로 모든 학생들이 보는데서 50여대 가까이 매질을 했다면 교육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고, 생활지도의 어려움 때문에 학교에서 입학생과 입학생 학부모들에게 받은 체벌 동의서를 신체포기각서로 표현하는 것도 문제다.
질병치료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주먹으로 심하게 맞은 할머니가 56년간 함께 살아온 남편을 각목으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사건도 일어났다. 할머니의 첫 진술이 "내가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맞고 살았는데…"였단다. 50년도 넘게 쌓인 한이 한 순간에 폭발한 우발적인 범행이라 안타깝기만 하다.
왜 이뿐인가? 생활고를 겪던 30대 가장이 자신의 아내와 두 자녀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가정해체 사건도 부쩍 많아졌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련의 사건들을 접하면서 참 답답하다. 왠지 도덕이 땅에 떨어진 느낌이다. 불량 영화나 드라마 등 매스컴이 너무 앞서가며 도덕불감증을 조성한다. 이대로 가면 점점 더 많아질 수밖에 없고, 결국 우리 모두가 직간접 피해자인데도 사건이 벌어진 그때뿐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보면 덕을 키워주는 교육이 소홀하다. 서로 이해하고, 상대를 배려하고, 참으며 견뎌내는 걸 먼저 가르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