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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시네마편지> 벨벳 골드마인

대중스타의 영광·조락 그려

런던의 콘서트 무대. 관객의 환호속에 모습을 드러낸 '글램 록'스타 브라이언 슬레이드는 신원을 알 수 없는 이의 총에 맞아 쓰러진다. 그는 진짜 죽은 것일까. 진짜 죽은 것이 아니라면 대중의 선망을 한 몸에 받아온 그는 왜 그런 모습으로 사라져야 했을까.

영화 '벨벳 골드마인'은 70년대 한 록가수의 가짜 암살극을 통해 대중스타의 영광과 조락을 그리고 있다. 콘서트장 암살극과 함께 슬레이드가 퇴장한 지 10년 뒤인 1984년, 10주년 특집기사를 쓰게 된 기자 아서의 취재선을 따라 영화는 진행된다. 슬레이드의 전부인, 그를 발굴한 음반 프로듀서, 그리고 슬레이드와 동성애를 나눈 동료가수 커트 와일드를 뒤쫓는 과정에서 아서는 글램록에 심취했던 자신의 10대를, 그동안 부인해온 동성애자로서의 성정체성을 되찾아 간다.

'글램'(glam)은 성적 매력, 마술을 의미하는 '글래머'(glamour)의 준말이며 문법을 뜻하는 grammar와 같은 어원을 지닌다. 데이비드 보위, 이기 팝 같은 뮤지션들로 대표되는 글램 록은 요란한 패션과 화장, 오페라풍 무대매너라는 '문법'으로 청중을 현혹하는 '마법'을 걸었다. 그러나 아트 록의 심원함과 헤비 메탈의 단도직입성을 융합시켰던 글램 록은 80년대 상업주의 바람에 산산이 흩어져 버리고 말았다.

취재의 끝에서 아서는 영락한 커트와 변절한 브라이언을 만난다. 세상을 바꾸려했던 청춘은 간데 없고 변해버린 자신만 남겨진 것이다. 그럼에도 젊음의 어리숙한 시도라는 한줄기 빛은 오래도록 우리의 삶을 비춘다고 '벨벳…'은 말한다. 영화가 끝나도 관객을 매료시키는 현란한 반짝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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