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아들 녀석에게 캠퍼스 투어로 시켜줄 겸해서 신촌에 갔었다. 그런데 중앙도서관 앞에 커다란 차 한 대가 보여서 가까이 가보니 헌혈차였다. 예전의 습관대로 거리낌없이 헌혈차에 올랐다.
“저어, 헌혈을 하려고 하는데요.” 말이 떨어지자마자 활짝 웃는 얼굴로 간호사 분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아저씨, 여기 좀 잘 읽어 보시고 헌혈을 하셔야합니다”라며 헌혈을 하면 안 되는 특정 지역에 2년 이상 거주하며 밤을 지새웠던 경험이 있으면 안 된다고 했다. 무조건 헌혈을 권하던 예전과는 달리 꼼꼼하게 건강상태도 체크하고 까다로운 기준까지 제시하는 것을 보고 많이 흐뭇했다.
내가 헌혈을 시작한 연유는 참 우습기만 하다. 식성이 워낙 좋아서 무엇이나 먹을 것으로 보였던 고등학교 시절, 헌혈을 하면 빵을 준다는 유혹에 처음으로 헌혈을 시작하여 그 후로 헌혈차만 보면 맛있는 빵이 생각나서 가끔씩 헌혈을 하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지인들에게도 헌혈을 하면 건강도 체크할 수 있고 혈액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헌혈 홍보대사가 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헌혈을 주저하는 것은 나눔과 기부 문화가 정착이 잘 안되어서 그런 것 같다. 내가 한 헌혈을 나중에 꼭 돌려 받아야한다는 생각, 그리고 헌혈도 아름다운 나눔의 한 방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인지하지 못해서 헌혈을 주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영양상태가 너무 좋아서 비만으로 고민을 하는 요즈음 우리들은 어찌 보면 일부러라도 헌혈을 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나의 피 한 방울이 소중한 생명을 살린다는 생각을 한다면 헌혈을 하는데 망설일 이유가 없다. 헌혈은 진정한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