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교사 시절 고인이 된 서 교장과 근무했다는 한 교사가 전교조 게시판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교사는 이번 사건에서 서 교장에게 죄가 있다면 성실과 원칙의 고수였다는 점일 것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게시판에 오른 글의 내용을 요약, 게재한다.
연 2일 동안 깊이 생각하고 글 올립니다. 처음 보성초등학교의 교장선생님의 진교사와의 잡음을 들었을 때 '그분이 그럴분이 아닐텐데. 이상하다'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평교사 시절에 동학년을 하면서 함께 교육에 대해 서로 이야기할 때의 서교장선생님은 참으로 자상하고 사리에 밝으며 항상 아이디어를 창출해 내고 수업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며 열심히 하시는 부장 선생님이셨습니다. 그래서 전 늘 서교장선생님, 아니 그 당시는 서선생님이셨지요 그분을 같은 평직원이었지만 늘 존경하였지요.
서승목 교장선생님!
이번 사건에서 그분의 죄는 성실과 원칙의 고수였습니다. 평생을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몸을 바치시는 성실과 정해진 규칙을 한치의 융통성도 없이 지키시던 분이셨기에 이번엔 그 죄로 인하여 죽음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지금도 그 분의 말씀이 귓가에 맴도는군요. "김선생, 아이들은 교사가 자신을 알아줄 때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가 있어."
그런 분이 14일간 겪었을 마음의 상처가 얼마나 아팠을까 생각하니 저의 마음이 갈갈이 찢겨져 나가는 것 같습니다. 차 배달 안해서 교장선생님이 진교사를 미워했다고요? 그 진교사는 부모도 없이 세상에 나왔다고 합니까? 스스로 베푸는 것이 사랑이고 기쁨이라는 것을 그 여교사는 정말 몰랐을까요? 어디서부터 그 교사의 인성이 삐뚤어졌을까? 그녀의 부모는 무엇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가 아무 것도 가르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차배달을 강요했다고요?
교무실에서 교장실까지 몇십리라도 되나보지요? 차배달이라니요. 왜, 티켓은 끊지 않았답니까? 세상에 이런 일은 없습니다. 가정에서 그 여교사는 자기 아버지에게 차 한잔 타 드릴 때도 배달이라 생각하나보지요? 저도 50이 다된 나이지만 지금도 교감선생님께 혹은 교장선생님께 아침에 가끔 차를 타드립니다. 함께 마시며 어제 또는 오늘 있을 일을 이야기하며 하루를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이것이 성차별이요 부당 행위라는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이요.
대학나와서 내가 차배달하러 직장에 나왔느냐하는 것이 그 여교사의 주장인지는 모르지만 그런 각박한 인성으로 어찌 자라나는 맑은 영혼들에게 진정한 교육을 하겠습니까? 그 여교사는 스스로 자신의 인성을 반성하고 우리나라의 교육을 위해 스스로 물러나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복직을 원하고 다시 그 학교로 복직을 했다는 것은 정말 그 여자의 끈질긴 비열함에 몸서리가 쳐집니다. 뒤늦게나마 그런 교사에게 내 아이를 맡길 수 없다고 나선 보성초등학교의 학부모님들이 현명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 봅니다.
또 하나, 전교조조합원 여러분, 특히 이번 서교장선생님에게 서면 사과를 하라고 심장 깊숙이 칼을 꽂은 예산 및 충남의 잘난 교직원 여러분, 당신들은 한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갈갈이 찢어죽였습니다. 아니, 하나가 아닌 그 가족과 우리 예산군의 선량한 가장 양심적인 교사들의 마음을 함께 죽였습니다.
나도 오늘까지는 전교조 조합원입니다. 내가 전교조를 후원하고 응원한 것은 당신들이 의로운 일을 하고 있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일로 정말 실망하였습니다. 피켓들고 나서는 것은 대의를 위해서만 해야되는 것입니다. 한 어린 삐뚤어진 성격의 여교사를 부추겨서 생목숨을 끊어놓는데 혈안이 된 당신들을 위해서 나의 마음과 회비를 낸 것이 아니었습니다.
서교장선생님은 차배달 거부가 아니었어도 수업장학을 철저히 하실 분이었습니다. 왜? 그분은 그만큼 원칙을 고수하는 분이시니까요. 그런데 마치 자신이 차배달을 거부해서 미운 감정을 그대로 드러낸 것처럼 말하는 철없는 여교사 아니 교사 자격도 없는 여자의 말을 듣고 그편을 들어주느라 서면사과를 강요하였던 당신들!
요즘에 투쟁해야할 이슈가 그렇게도 없었단 말입니까? 알기로는 이미 구두로 사과를 했다고 들었습니다. 정당한 일을 하고도 어이없게도 사과를 해야했던 그분의 억울한 마음을 당신들은 조금도 이해못하겠지요. 그런 분에게 끝까지 서면사과를 관철시키려고 그렇게 악착을 떨어야했단 말입니까?
저는 여기서 그런 당신들에게 무서움을 느낍니다. 혐오감을 느낍니다. 내가 저런 것을 위해서 나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성원을 보냈단 말인가! 지금 이순간 엄청난 후회가 밀려옵니다. 고양이도 쥐를 좇을 땐 한쪽을 열어놓는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당신들은 한낱 미물인 고양이만도 못합니다. 미안하다고 하는 사람 앞에서 옷까지 벗고 무릎을 끓으라고 하니 어찌 사람이 견디겠습니까? 오로지 교육에 몸마친 40년 동안 한치의 흠도 자신에게 용납하지 않았던 자존심을 이렇게 하루아침에 기어이 무너뜨리고 어찌 그분이 살 수가
있을까요? 이게 당신들이 원한 일입니까? 이게 당신들이 신봉하는 참교육의 근간이란 말입니까? 진정으로 어린이를 위해 애쓰는 일선의 교장을 몰고 몰아 죽음의 길에 내팽개치는게 당신들의 본업이란 말입니까?
이젠 정신을 차리십시오. 어떤게 진짜 참교육을 위한 길인지 이젠 자중을 하십시오. 그리고 진짜 이 나라 교육과 교사들의 사기를 위해 일 할 수 있는 노조원이 되십시오. 당신들도 노조원이기 전에 한 인간입니다. 인간으로서 자비심과 양보 사랑을 가지십시오. 그런 무서운 증오심과 이기심으로 어린이들을 위해 참교육을 펼친다고는 말하지 마십시오.
저는 더 이상 당신들의 비인간적인 처사에 동참할 수 없기에 이제 그만 당신들 곁을 떠나고자합니다. 물론 저 하나 떠난다고 여러분들이 앞날에 무슨 큰 타격이 있겠습니까마는 이것만이 저의 조그만 소리 없는 항거입니다. 부디 단체의 이익을 앞세운 한풀이보다는 인간적인 마음을 지닌 참교사가 되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한때의 동지였던 마음으로 간곡히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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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교사의 전교조 회원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