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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여왕의 도시에서 지진 현장 크라이스트처치로


'한국에 전화를 거시려면...'

룸의 전화기 옆에 전화하는 방법이 한글로 코팅되어 있다. 6개 채널만 시청할 수 있는 TV에서 드라마 장금이가 나온다. 우리나라 관광객이 많다는 증거다. 호텔 앞 계곡을 산책하고 짐을 정리했다. 일행들이 호텔을 배경으로 인증샷도 남겼다.


퀸스타운은 보면 볼수록 아름다움과 매력이 느껴지는 도시다. 파란 하늘과 녹색의 자연이 어우러진 호수 주위를 돌아 쇼핑센터로 갔다. 일행들이 사슴에서 추출한 식품을 구입하는 시간 전자상가에 들려 눈에 잘 띄는 곳에 진열된 우리나라의 전자제품들을 구경했다.


차가 퀴스타운을 뒤로 하고 달린다. 차창 밖으로 가족묘지와 퀸스타운으로 흘러드는 강줄기가 펼쳐진다. 길가에서 민속촌처럼 옛 거리를 그대로 보존한 에로우타운을 만난다. 23개 중 현재 1개만 남아 있는 금광촌으로 마을 분위기가 조용하고 보수적이다. 오래된 건물을 예쁘게 가꿔 예술인들의 별장이나 상점으로 사용해 남섬 최대의 골드러시 시대를 알아볼 수 있다. 골목을 돌아보며 아기자기한 맛을 느끼고 싶었지만 차안에서 바라보고 그냥 지나쳐 아쉬웠다.


여왕의 도시에 여왕은 없어도 도전, 모험, 젊음이 다 모여 있다. 퀸스타운은 번지점프, 제트보트, 래프팅, 카약, 스카이다이빙, 스키 등 레포츠의 도시다. '번지점프 해보지 않고 젊음을 과시하지 말라'고 돈 내고 모험 즐기는 사람들이 자신을 이기는 최고의 레포츠가 번지점프라고 한다.

시내 중심가에서 30여분 거리의 카와라우강에 세계 최초로 설치되었다는 번지점프대가 있다.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도 다리가 후들거리는데 낭떠러지 위에 점프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각종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장면처럼 세상과의 인연을 로프에 의존한 젊은이들이 다리 위에서 43m 아래의 카와라우강으로 멋지게 뛰어내린다. 번지점프는 목숨을 건 무모한 도전이 아니다. 연속으로 뛰어내리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인간을 넉넉히 품어주는 대자연의 품으로 날아드는 것처럼 보인다. 


화장실 때문에 잠깐 시골의 휴게소에 들렸다. 수수한 화장실에 체리나무가 많은 장미농원이 휴게소다. 포도나무 옆에 장미를 심어 진딧물이 장미꽃으로 옮겨오면 장미나무 밑에 연기를 피워 진딧물을 없앤단다. 장미농원의 경치가 아름다워 카메라에 담았다. 주차장에 서있는 승용차 4대 중 두 대가 현대와 기아차라 일행들 모두 반가워했다. 


물길이 사라지자 구릉지를 달린다. 해발 200~600m로 평지와 산지의 중간적 성격을 지닌 완만한 지형이 구릉지다. 오마라마 갈색 구릉지역이 끝없이 이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라 이곳저곳 눈길이 간다. 비가 오지 않아 풀이 크지 않았지만 가끔 동물들이 풀을 뜯는 목장과 일본 등에 수출한다는 건초더미가 보인다.

뉴질랜드는 초원과 구릉지가 넓은 호수와 어우러진 자연의 종합선물세트다. 초원이 지평선을 이뤄 지루할 때는 가이드가 들려주는 얘기가 비타민이다. 공항에 입국한 나라의 숫자별로 국기를 꽂는데 우리가 6번째다. 우리나라 여행객들 목소리 줄이고, 질서 지키고, 현지 사람들에게 품위 있는 매너 보이면서 고급스러운 여행을 하자. 여행객들이 품위만 잘 지켜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자동차 값이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이곳의 교육과정 중 초등학교 6년, 중학교 2년은 읽기·쓰기·생활지도를 몸에 익히는 기간이다. 고등학교 5년의 1-2학년은 논리적인 정규과목, 3-5학년은 전공분야를 공부한다. 대학가지 않으면 고등학교 4학년 마치고 졸업한다. 약속을 꼭 지키는 사회라 부모의 말을 무서워한다. 하지 말라고 하면서 자기만 하면 부모의 자격이 없다.


푸카키 호수가 크라이스트처치와 퀸스타운을 오가는 길목에 있다. 여행은 날씨가 맑아야 한다. 이틀 전 비를 뿌려 이곳을 지나며 보지 못한 마운트 쿡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늘따라 푸카키 호수와 눈 덮인 설산 마운트 쿡이 멋져 보인다. 짧은 시간이지만 마운트 쿡과 넓은 호수를 바라보며 산책로를 걸었다. 바위에 걸터앉거나 나무 의자에 앉아 낭만을 누리는 여행객들의 표정이 밝다.




이틀 전 선한목자교회와 콜리개 동상을 구경하던 날 테카포 호수 건너편으로 보이던 양치기목동마을에 들렸다. 제이드팔레스 중국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마을 구경을 했다. 식당 뒤편으로 가니 갈매기들이 친숙하게 대하는 너른 잔디밭에 사람들이 많다. 잔디밭 끝으로 테카포 호수, 선한목자교회와 콜리개 동상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호수나 선한목자교회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남기기에 좋은 장소도 많다. 도로변 가옥의 구조나 호숫가의 풍경이 정감이 가고 아름다워 그냥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마을이다. 


유명 관광지에만 볼거리가 있는 게 아니다. 가끔은 길거리의 풍경에서 소중한 것들을 만난다. 화장실 때문에 들린 마을에서 만난 도로변의 풍경, 사다리타고 올라가 지붕 수리하는 모습, 역사가 깊은 우물, 옛 기차 차량, 아이들이 노는 모습, 작은 놀이터도 추억거리다. 특히 이곳에서 만난 놀이시설은 하나같이 환경을 생각하고 아이들이 위험하지 않도록 목재 위주로 만들어졌다.




잠자다 깨우면 화장실 가고 다시 잠자다 일어나 화장실 가는 게 장거리 여행의 공통점이다. 차가 남섬에서 제일 크고 우리 교민이 5천여 명 사는 크라이스트처치에 도착했다. 고층건물을 보기 어려운 정원도시 크라이스트처치는 영국적 분위기를 나타내고 대성당, 캔터베리대학교, 박물관, 헤글리공원 등이 있다. 그중 대성당은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증정한 세례쟁반, 뉴질랜드 최초의 주교에게 헌정된 설교단, 세인트폴 사원의 종을 본떠서 만든 13개의 종 등 크라이스트처치를 대표하는 건물이다. 캐씨드럴 광장 위 63m 높이로 솟아 있는 성당의 첨탑에서 시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대성당은 영국의 고딕양식으로 건축이 시작되고 40년 만인 1904년에 완성되었다. 1월 4일, 이곳에서 2010년의 지진피해 보수로 첨탑에 오를 수 없는 걸 아쉬워했었는데 올 2월 22일과 3월 11일 발생한 지진으로 첨탑부분이 무너져 지금은 사진으로만 구경할 수 있다는 소식이다.

보수 중인 건물을 지날 때 모든 건축물들이 비행기가 활주로를 못 찾을 정도의 강한 지진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되었다는 것을 자랑했었는데 올해 2번 발생한 지진에 인명피해까지 많았대서 안타깝다. 


헤글리공원은 시내 중심에 위치하고 13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면적이 200여 헥타르나 될 만큼 크고 넓어 북헤글리공원과 남헤글리공원으로 나뉜다. 연중 갖가지 꽃들이 피어나 시민들이 주말에 자주 찾는 곳이 보타닉가든이다. 이 좋은 경치를 코끼리 다리 만지듯 대충 둘러봐야 하는 게 아쉽다.


김수현, 김영애, 윤다훈 등 연에인들의 사인이 걸려있는 한국관에서 저녁을 먹고 10시 5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향했다. 국내선이라 수속이 간단하다. 11시 7분경 이륙한 비행기가 1시간 20여분 만에 오클랜드 공항에 착륙한다. 가이드를 만나고 한참을 기다린 후 짐을 찾았다. 호텔에 도착해 짐을 정리하고 보니 1시 40분이다. 그래도 아침 8시 30분에 여행이 시작된다니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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