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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단양팔경' 하루 만에 둘러보기


호수는 그 속에 담긴 풍경 때문에 더욱 아름답다.

"어머, 물 위에 비친 단풍 좀 봐."
"와! 정말 멋지다."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면 감탄사부터 나온다. 일상에 지친 심신을 멋진 풍경이 담긴 호수에 풍덩 담글 수 있는 여행지가 충북 단양이다.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청정지역 단양. 산수의 고장이라 가을철 여행지로 제격이다. 산과 물이 어우러진 도담삼봉과 구담봉, 자연의 신비 고수동굴과 온달동굴, 맑은 물이 흐르는 선암계곡과 남천계곡, 황토육쪽마늘과 드라마세트장, 루어낚시와 패러·행글라이딩 등 한 번 다녀가면 오랫동안 기억되는 것들이 많다.

단양은 예나 지금이나 풍경이 아름답다. 정도전, 이황, 이지함, 김홍도, 정선 등 많은 사람들이 이곳의 아름다움을 시로 읊거나 화폭에 담았다. '울고 왔다 울면서 간다(올 때는 길이 험해서 울며 왔는데 나중에는 정이 깊어져 헤어질 때 울고 간다는 뜻)'는 말이 이곳의 후한 인심을 증명한다. 옛날 그대로인 인심, 중앙고속도로와 중앙선 철도가 지나는 교통편이 단양을 고급 여행지로 만들었다.


울고 왔다 울며 가는 산수와 인정의 고장 '단양'

물 위에 떠 있는 도담삼봉과 무지개 모양의 석문, 거북을 닮은 구담봉과 죽순처럼 솟아 있는 옥순봉, 선암계곡을 따라가며 만나는 하선암·중선암·상선암, 하늘을 향해 치솟은 사인암이 이곳을 대표하는 여행지 단양팔경이다. 고속도로와 철도를 이용하면 산세가 험한 두메산골 여행지 단양팔경을 하루에 다 돌아볼 수 있다.

자연이 만든 풍경은 보는 각도,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다. 단양팔경이 만든 자연의 멋과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남한강 위쪽의 도담삼봉과 석문, 청풍 쪽의 구담봉과 옥순봉, 선암골짜기의 하선암·중선암·상선암과 운선구곡의 사인암을 그룹으로 묶어 구경하는 게 좋다. 


중앙고속도로 북단양IC를 빠져나와 우회전한다. 5번 국도 하괴삼거리에서 좌회전해 삼봉로를 달리면 왼편으로 유유히 흐르는 강물 한가운데 3개의 봉우리가 솟아 있다. 이곳이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이 유년을 보내고 퇴계 이황의 시심을 흔든 1경 도담삼봉이다.

도담삼봉은 육각정자가 있는 중앙의 남편봉을 처봉과 첩봉이 양 옆에서 지키고 있다. 명승지로 손색이 없는 풍광은 강에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새벽부터 석양빛으로 물든 강물에 세 개의 봉우리가 그림자를 드리우는 저녁까지 하루에 몇 번씩 표정을 달리한다. 이곳의 경치에 반한 선인들이 남긴 시가 130여 편 전해온다. 정도전이 꿈을 키웠던 산촌마을 도전리는 충주댐 건설로 신단양이 들어서며 옛 모습을 감췄다.

가까운 곳에 2경 석문이 있다. 도담삼봉을 구경하고 음악분수를 지나면 전망대로 이어지는 계단이다. 이 길을 300m쯤 오르면 무지개를 닮은 석문이 맞이한다. 석문 사이로 남한강 물길과 건너편의 농촌마을 풍경이 한가롭다. 배를 타고 강에서 바라보면 수십 척 높이의 돌기둥 위에 돌다리가 걸려 있는 석문의 모습이 장관이다. 


퇴계 이황이 중국의 '소상팔경'보다 높이 평가한 곳

삼봉교를 건너 강물을 따라가면 호반도시 단양읍 소재지가 나온다. 강변 건너편으로 양백폭포가 보이고 단양마늘시장에 가면 석회암 지대에서 재배하여 맛과 향이 특이한 황토육쪽마늘을 살 수 있다. 고수대교를 건넌 후 좌회전해 남한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온달국민관광지·온달동굴·구인사를 만나고, 직진하면 고수동굴·천동굴·다리안관광지로 연결된다.

같은 여행지라도 가는 길이 여러 개다. 목적과 상황에 따라 여행길이 달라지기도 한다. 어떤 길을 택하느냐는 여행자의 몫이다. 자가용으로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여행자라면 강변도로를 따라 상진대교를 건너고, 단양로와 월악로를 달려 장회나루로 가는 길을 권한다. 가는 길에 단성삼거리에서 우회전해 중앙고속도로 단양휴게소 옆에 있는 국보 제198호 신라적성비를 보고 가면 더 좋다. 


3경인 구담봉과 4경인 옥순봉 주변의 절경을 구경하며 선상관광의 백미를 만끽하기 위해 유람선에 오른다. 배가 출항하고 몇 분 지나지 않아 거대한 바위 절벽이 눈앞에 가득하다. 커다란 거북이 한 마리가 깎아지른 기암절벽을 기어오르는 형상으로, 단양 군수였던 퇴계 이황이 중국의 소상팔경보다 높게 평가한 구담봉이다.

구담봉과 옥순봉, 제비봉, 신성봉, 강선대, 채운봉, 현학봉, 삿갓바위, 흔들바위를 한 바퀴 돌아보는 코스가 충주호 수상관광 코스 중 가장 빼어나다.

장회나루 건너편의 강선대는 퇴계와 관기 두향이 시를 짓고 거문고를 타며 지고지순한 사랑을 나누던 15m 높이의 바위다. 두향은 이곳에서 21년 동안 풍기군수로 떠난 퇴계를 그리워하다 퇴계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강물에 몸을 던졌다. 강선대 아래에 묻힌 두향의 무덤은 충주댐이 건설될 때 강선대 위쪽으로 이장되었다. 매화를 좋아했던 퇴계는 '매화에 물을 주라'는 유언을 남겼다. 짧은 기간 사랑을 나눴지만 퇴계에게는 두향이 바로 매화였다.

구담봉을 뒤로한 유람선이 청풍나루 방향으로 물길을 달리면 빨간색의 옥순대교가 보인다. 옥순대교 못 미쳐, 희고 푸른빛을 띤 바위들이 힘차게 솟은 모습이 대나무 싹을 닮은 옥순봉이 있다.

이곳은 원래 청풍에 속해 있던 명승지였는데 두향의 청으로 퇴계 이황이 옥순봉의 석벽에 "단구동문(丹丘洞門)"이라는 글을 새겨 단양의 관문으로 정했다는 사연이 전해온다. 옥순봉의 사실상 주소는 제천시 수산면 괴곡리다. 단양에서 가까운 지리적 위치와 아름다운 풍광 때문에 단양 8경과 제천 8경에 같은 이름이 올라있는 관광지다. 충주호관광선으로 청풍나루까지 가면 청풍호를 내려다보며 청풍문화재단지와 SBS드라마촬영장을 구경할 수 있다. 


눈길 머무는 곳마다 절경…특별한 여행길

왔던 길을 되돌아 36번 국도를 달리다 우화삼거리에서 우회전해 선암계곡 하류로 진입한다. 59번 국도를 타고 올라가며 6~8경인 심산유곡의 명승지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을 구경한다.

하선암은 3단으로 이뤄진 흰색바위 위에 큰 바위가 덩그러니 앉아 있고, 중선암은 층을 이룬 흰색 바위와 옥빛계류가 대조를 이루고, 상선암은 층층이 몸을 맞댄 바위 아래로 흐르는 계곡물이 절경을 이뤄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왔던 길을 되짚어 내려가다 가산삼거리에서 우회전해 직치재를 넘으면 사인암을 만난다. 방곡도자판매장을 구경하고 방곡삼거리에서 풍경이 좋은 도락산로를 달려 사인암으로 가는 것도 좋다. 


옥빛 여울이 수백 척의 기암절벽을 안고 휘도는 물가에 5경 사인암이 자리하고 있다. 하늘을 향해 치솟은 암벽과 상층부의 노송이 시선을 압도한다. 사인암의 풍광은 단원 김홍도가 그것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1년 동안이나 고민하다 붓을 잡았을 만큼 뛰어나다.

단원 김홍도는 정조의 초상화를 그린 공로를 인정받아 화가로서 최고의 직책인 연풍 현감을 지냈다. 충북 괴산의 연풍이 단양에서 가까우니 단원이 도담삼봉, 옥순봉, 사인암 등 단양팔경의 풍경을 그림으로 남길 수밖에 없었다. 단양팔경의 멋진 풍경을 그림으로나마 보고 싶은 정조의 간절한 소망이 조선 최고의 화가 김홍도를 지방관으로 내려 보냈으리라. 중앙고속도로 단양IC가 사인암에서 15분 거리에 있다.

어디를 가든 아름다운 풍경을 끼고 달린다. 어디에서 휴식하든 눈길이 머무는 곳마다 절경이다. 이번 가을, 뭔가 특별한 여행을 원한다면 단양으로 떠나자. 느낌이 다른 여행지 단양의 멋진 자연풍광과 푸근한 인심이 당신을 기다린다.

[단양여행 Tip]
*단양관광안내소 : 043)422-1146
*기차여행 문의 : 043)642-4388, 8622
*도담삼봉유람선 : 043)422-5593
*충주호관광선 : 043)421-8615
*충주호유람선 : 043)422-1188
*명산 : 도락산, 소백산, 금수산
*동굴 : 온달동굴, 천동동굴, 고수동굴
*관광지 : 온달관광지, 다리안관광지, 천동관광지
*계곡 : 선암계곡, 남천계곡, 천동계곡
*전시관 : 선사유물전시관, 온달전시관, 방곡도예전시관
*축제 : 온달문화제, 소백산철쭉제, 금수산감골단풍축제
*레저 : 유람선, 루어낚시, 패러&행글라이딩
*향토음식 : 곤드레마늘솥밥, 남한강민물매운탕, 송이능이버섯전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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