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청에서 그리 멀지 않은 청주시 상당구 대성동의 청주향교 앞 야트막한 언덕에 충청북도지사 관사가 숨어있다. 관사의 구관은 일제 강점기 때인 1937년에 건립된 건물로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등록문화재 제353호)이지만 그동안 경비가 철저해 베일에 가려 있었다.
도지사 관사가 이시종 지사의 공약에 따라 지난해 7월 일반에 개방된 후 문화 공간인 '충북문화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도에 의하면 구관은 상설전과 기획전 등이 열리는 문화갤러리로, 신관은 북카페와 세미나실로 활용할 계획이다.
11이 세 번 겹쳤던 2011년 11월 11일. 한자로 십일(十一)이 두 번 겹치는 토토(土土)일 농민의 날, 세상을 향해 당당히 일어선 1이 1년 중 가장 많이 들어있는 지체장애인의 날, 쌀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빼빼로데이 대신 만든 가래떡데이 등 의미 있는 행사가 많았던 이날 오후 7시 충북문화관 야외무대에서 시민단체인 '청주삼백리' 주관으로 '청주시민과 함께하는 충북문화관 달빛음악회'가 열렸다.
탑‧대성동 봉사단체 회원들이 가래떡을 나눠주며 훈훈한 인심까지 전한 이번 행사는 한국식오카리나를 배우고 있는 청주삼백리 회원들의 오카리나 연주가 무대를 열었다. 아마추어는 어딘가 어설프고 실수를 해야 제 맛이 난다. 회원간, 부녀간에 화음을 맞추는데 의미가 있는 아마추어였기에 조금 부족했지만 관객들은 박수를 치며 격려했다. 이어서 각 분야 전문가들의 시낭송, 오카리나‧기타‧색소폰 연주, 우리 춤과 노래인 한량무‧각설이타령‧경기민요‧달타령이 은은한 달빛 아래 펼쳐졌다.
비록 잔디밭이 야외무대인 작은 음악회였지만 일찍 얼굴을 내민 보름달이 하늘에서 행사장을 내려다봐 분위기는 최고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도민의 품으로 돌아온 옛 도지사 관사의 정원에서 도지사님과 낙엽이 뒹구는 가을밤의 향기를 마음껏 느끼고 출연진들과 함께 어깨춤을 들썩인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