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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해맞이 명소 낙산사와 낙산해수욕장

2005년 4월, 큰 산불로 낙산사의 전각들이 소실되고 동종이 녹아내리는 것을 TV로 지켜보며 가슴이 아팠다. 하필이면 나무를 심는 식목일에 일어난 일이라 불나기 3개월 전에 촬영한 사진을 블로그(낙산사는 외롭지 않다http://blog.daum.net/man1004/11117816)에 올리며 안타까워했던 낙산사에서 해맞이를 하고 왔다.

낙산사를 구경하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동해 바닷가의 낙산사는 1340년의 역사를 지닌 사찰로 남해의 보리암ㆍ강화도의 보문사와 함께 3대 관음성지이고, 관동팔경에 속하는 명승지이다. 낙산사의 수려한 풍경과 장엄한 일출을 보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 당대 최고의 문인과 화가들이 이곳을 소재로 멋진 작품을 남겼다. 특히 단원 김홍도가 낙산사를 공중에서 바라보듯 그린 '낙산사도'는 낙산사 복원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예술작품이 역사를 복원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11월 26일 아침, 숙소인 오션벨리리조트를 나서 해맞이 장소인 의상대로 향했다. 새벽을 여는 낙산해수욕장의 풍경이 이방인의 눈에는 이채롭다. 일렬로 늘어선 가로등이 불을 밝힌 채 먼 바다를 바라보고, 바닷가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이 검은 그림자를 만든다.


낙산비치호텔을 돌아서니 의상대사가 좌선 수행한 의상대가 어둠속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해맞이 명소라 이른 시간이지만 주변에 사람들이 많다. 세상 일이 다 그렇다. 어떻게 돌아갈지 모르고, 해가 뜨는 것도 순간이다. '오늘 같은 날씨에 해 뜨는 것 못 봤다'고 투덜대던 사람이 자리를 뜨자 바로 붉은 해가 바다 속에서 머리를 내밀었다.

좋은 풍경 앞에서는 누구나 마음이 같다. 예서제서 감탄사와 카메라셔터를 누르는 소리가 들린다. 부지런히 자리를 옮기며 힘차게 솟아오르는 해를 카메라에 담았다. 날이 환하게 밝을 때까지 한참을 기다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의상대를 카메라에 담고 북서쪽을 바라보니 해수관음상과 홍련암이 눈앞에 있다.


의상대 북쪽 바닷가에 있는 홍련암으로 갔다. 절벽 위에 세워져 제비집을 닮은 홍련암은 낙산사를 창건한 의상대사가 관음보살의 진신을 친견하기 위해 기도하던 장소다. 법당 마루의 정사각형 구멍을 통해 파랑새가 사라졌다는 관음굴을 내려다보면 파도가 들락거리며 물보라를 만드는 모습이 경이로운데 사찰에서 사진촬영을 허락하지 않는다.


원통보전으로 가다보면 수면 위에 보타각과 보타전의 모습을 담고 있는 큰 연못을 만난다.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순서를 바꿔 2005년의 화마를 이겨낸 보타각과 보타전부터 구경한다. 불에 그슬렸다 살아난 키가 큰 소나무 한 그루가 오른편에서 보타전을 향해 굽어있다.


언덕에 올라서면 조선시대(1467) 낙산사에 행차했던 세조가 절 입구에 세운 무지개 모양의 홍예문이 있고 그 아래 7번 국도변에 일주문이 있다. 홍예문은 세조의 뜻에 따라 당시 26개였던 강원도 각 고을의 수령들이 석재를 하나씩 내어 26개의 화강석으로 만들어졌고, 석문 위의 누각은 화재로 불타 새로 건축했다. 홍예문 앞길에 멋진 소나무들이 많은데 작은 돌로 만든 기념식수 표석들이 작은 권력마저 부귀영화를 누리는데 이용하려는 사람들에게 귀감이 된다.


사천왕문에 들어서면 동종이 있는 종각, 해를 맞이하는 누각 빈일루, 요사채 응향각, 보물 제499호 7층석탑, 보물 제1362호 건칠관음보살좌상을 모신 원통보전을 차례로 만난다. 스님이 가지고 나와 화를 면한 건칠관음보살좌상과 화마를 이겨낸 7층석탑만 옛 것이고 나머지는 2005년 화재로 사라져 새로 만들었다. 낙산팔경의 첫 번째가 낙산사의 저녁 종소리였다. 처참하게 녹아내린 동종을 복원했지만 보물 제479호가 결번으로 남아있는 게 안타깝다.


원통보전 옆에 '꿈이 이루어지는 길'을 알리는 표석이 있다. 이 길을 따라가면 16m 높이의 해수관음상이 동해를 바라보고 서있다. 해수관음상 뒤편의 북쪽으로 불에 탔던 산줄기, 설악해변과 정암해변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물속에 동전 들어있는 작은 연못이 유리창과 지붕으로 연결되어 있다. 유리창을 통해 해수관음상을 바라볼 수 있는 앞쪽의 목조건물이 관음전이다.


관음전에서 보타전으로 가다보면 아래편의 보타전과 뒤편 언덕의 전각들이 만든 풍경이 아름답다. 사람들의 발길이 적은 이른 아침의 낙산사는 조용해서 사색하기에 좋다. 의상기념관 마당에 멋진 소나무들이 서있고 그곳에 '길에서 길을 묻다'는 글귀가 써있다. 누구에게나 꿈을 이뤄주는 길이 있다. 그래서 길이 희망이다. 의상기념관을 구경하며 국민과 고락을 함께한 민족사찰 낙산사를 이해했다.


의상기념관 옆 낙산비치호텔을 내려서면 낙산해수욕장의 풍경이 멋지다. 낙산해수욕장은 경포대해수욕장과 함께 동해안의 명소로 꼽힌다. 수심이 낮고 울창한 송림을 배경으로 4km의 백사장이 펼쳐져 휴식하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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