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특별하고 이색적인 신선한 체험이다. 인터넷 카페의 닉네임으로는 익숙하지만 처음 만나는 사람이다. 그러나 금방 친숙해진다. 이 곳에서는 악보도 있고 음악이 함께 한다. 성악 솜씨를 자랑할 수 있다. 또한 마음의 선물이 오고간다.
필자는 지난 1월 6일 저녁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테너 송승민 팬 미팅'에 참석하였다. 성악가 팬들의 모임, 도대체 누가 모이고 어떻게 진행될까? 그것이 무척이나 궁금하다.
저녁 6시 장소에 도착하니 7~8명이 모여 있다. 상호 인사를 나누는데 나이는 50대 정도다. 7시에 이르니 모일 사람은 다 모였다. 24명이다. 미혼여성 한 분이고 나이는 40~50대다. 필자의 고교 22년 선배도 만났다. 사는 곳과 직업은 다 다르지만 음악을 사랑하여 음악회를 즐겨찾고 카페를 중심으로 교류를 하는 분들이다.
오늘 모임, 아라리님(함안 거주)이 비용을 부담하고 지숙님이 연락 및 장소 섭외 등 총무 역할을 맡았다. 음식상을 보니 메뉴는 버섯전골이다. 송승민 테너 생일을 앞두고 있어 축하 분위기가 역력하다.
음악을 좋아해서 그런지 얼굴 모습이 모두 선하다. 선물을 준비하여 송테너 또는 참가자들에게 전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필자도 와인 맛을 보고 '갈대의 겨울편지' 시집과 메니큐어 하나를 받았다. 송테너는 팬들이 준비한 앨범, 가죽장갑, 홍삼, 교육칼럼집, 종이케잌 등을 받고 '지구 5바퀴의 음악여행' CD를 답례로 나누어 준다.
음악회 때마다 촬영한 '송승민과 팬들의 기념앨범'은 감동적이다. 연주 전, 연주 후 기념사진을 모은 것인데 그 정성이 대단하다. 종이로 만든 케잌 속에는 작은 쵸코렛이 담겨 있다. 케잌 2층에는 오늘 참석자 이름과 축하 말씀을 각자 적게한 종이가 들어있다. 보통 정성이 아니다.
뚱뚱베이스님이 팝송 선창으로 분위기를 잡고 'I can't stop loving you'가 이어진다. 오늘의 주인공 송테너가 '돌아오라 솔렌토로'로 답한다. 우연님이 악보를 돌리고 '1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합창한다. 청산님은 '청산에 살리라' '산타루치아'를 부른다. 우연님은 '라스파뇨라'를 자진하여 부른다.
솔레미오님은 '오 솔레미오'를 부르고 주얼리님은 '사랑이여'를 부른다. 밤비님은 '여자의 일생'을 하모니커로 연주한다. 울산에서 온 첼리스트는 핸드폰 반주로 '울게 하소서'를 부른다. 나누어 준 악보를 보며 '만남'을 합창한다. 음악으로 여기 모인 팬들이 하나가 되고 의미를 다지는 것이다.
참으로 건전한 성악가 팬들의 모임이다. 성별, 나이, 거주지, 직업은 다르지만 음악으로 한마음이 된다. 초면이지만 금방 가까워진다. 송테너와 연결끈이 되어 모인 것이다. 모임에서 노래 실력을 뽐낼 수도 있다. 좋은 카페의 팬 모임이다. '송승민 친구들'과 '아트힐' 카페다.
오늘의 주인공. 송승민 테너(44)는 누구인가? 필자와는 서호중학교 재직 시절, 삼호아트홀의 'WMF음악친구'로 만났다. 찾아가는 학교 방문 공연으로 더 가까워졌다. 지금은 아리랑깐딴떼로 활동하고 있으며 고신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외국유학을 마친 대부분의 성악가들이 무대 출연을 고수하지만 송 테너는 소외된 이웃을 찾아 음악을 통한 재능기부에 앞장선다. 수도권을 벗어나 농어촌을 찾아가고 복지시설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고급음악을 전파한다. 그는 음악 자체가 내재한 심신정화의 효용성을 말한다.
그 뿐 아니다. 그가 활동하고 있는 11명의 성악가 아리랑깐딴떼는 음악을 통해 우리 문화를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우리 나라 음악의 우수성을 공연을 통해 체감토록 하는 것이다. 그가 건네준 CD 프로그램 동백섬, 향수, 도라지꽃, 친구여, 고향의 봄, 선구자, 아리랑 등이 그것을 말해준다.
임진년 새해, 뜻 깊은 모임에 참석하였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모임이다. 이웃을 생각하는 따듯한 모임이다. 살아있는 노래가 울려퍼지는 모임이다. 새해 송승민 테너의 왕성한 활동을 기대한다. 아울러 이 자리에 모인 팬들에게도 환영해주어 반갑다는 인사와 함께 새해 건승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