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가 인기다. 지난 일요일에 이어 2월 19일 오후에도 생방송 무대에 진출하게 될 최후 10인을 뽑는 배틀 오디션 현장이 공개됐다. SM, YG, JYP에서 트레이닝 받았던 참가자들은 3인 1조로 팀을 이뤄 경합을 벌인다. 세 사람 중에 1등을 한 사람은 생방송 진출권 확정 의자에 앉지만, 2등은 다시 모여서 경연을 한다. 3등은 당연히 탈락이다.
이날 오디션 5조 박정은, 이하이, 박지민은 강력한 우승 후보들의 경쟁으로 시작 전부터 세기의 대결이라고 불렸다. 노래할 때 180도 변신하는 반전 소녀 이하이는 나이를 의심할 정도다. 박지민 역시 폭발적인 성대로 좌중을 압도하는 고음은 방송 전부터 시청자의 기대를 집중시켰다.
먼저 박지민이 무대에 올라갔다. 신효범의 ‘난 널 사랑해’를 열창했다. 뛰어난 리듬감과 시원하게 울려 퍼지는 고음이 시청자를 감동으로 적셨다. 어린 나이임에도 노래하는 순간 가사 하나하나에 진심을 담아 감동이 더 했다. 이어서 이하이는 더피의 ‘Mercy’를 불렀다. 전혀 긴장하지 않고 한층 짙어진 소울을 담은 매력 보이스로 시청자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두 사람의 무대가 끝난 뒤 심사위원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보아는 “두 사람이 서 있는 모습이 몇 달 뒤 생방송에서 볼 무대가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했다. 양현석은 이하이에게 “한국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의 저음 영역 대를 지니고 있어서 놀랍다.”라고 평했다. 박진영은 냉정했다. “두 사람 모두 뛰어났지만 이번에는 이하이의 압승”이라고 말했다. 결과도 이하이는 1위로 생방송 진출권을 획득했다. 박지민은 2위로 생방송 진출을 위해 다음 무대에 한 번 더 나와야 했다.
이 결과에 대해 심사위원 보아가 아쉬움의 말을 남겼다. “지민 양에게 익숙하지 않은 곡이었는데 잘 해줘서 고맙다”라고 말했다. 이하이는 자신이 잘 하는 장르를 한 것이고 박지민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을 했다는 점을 평가한 것이다.
문제는 이 말에 대해 자막으로 ‘익숙치 않는 감성의 곡에 도전한 박지민’이라고 내보냈다. 여기서 ‘익숙치’는 잘못된 표기다. 결론부터 말하면 ‘익숙지’가 바른 표기다.
‘한글 맞춤법 제 40항’의 규정부터 살펴본다. 제40항에는 어간의 끝음절 ‘하’의 ‘ㅏ’가 줄고 ‘ㅎ’이 다음 음절의 첫소리와 어울려 거센소리로 될 적에는 거센소리로 적는다. ‘간편하게/연구하도록/가하다/다정하다/정결하다/흔하다’는 ‘간편케/연구토록/가타/다정타/정결타/흔타’로 적는다.
하지만 어간의 끝음절 ‘하’가 아주 줄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 ‘거북하지/생각하건대/생각하다 못해/깨끗하지 않다/넉넉하지 않다/못하지 않다/섭섭하지 않다/익숙하지 않다’는 ‘거북지/생각건대/생각다 못해/깨끗지 않다/넉넉지 않다/못지않다/섭섭지 않다/익숙지 않다’라고 적는다. 이는 어간의 끝음절 ‘하’가 아주 줄어 없어졌다.
참고로 준말에 있어서 ‘ㅎ’이 어간의 끝소리로 굳어져 있는 것은 받침으로 붙여 적는다. 이 경우 한 개의 단어로 다루어지는 준말의 기준은 관용에 따르는데, 대체로 지시 형용사 ‘이렇다, 그러하다, 저러하다, 어떠하다, 아무러하다’ 및 ‘아니하다’ 등이 ‘이렇다/이렇게/이렇고……’나 혹은 ‘않다/않게/않지……’ 등으로 줄어진 형태가 이에 해당한다.
‘아무튼’을 ‘아뭏든’으로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부사로 소리대로 적는다. ‘결단코/결코/기필코/무심코/하여튼/요컨대/정녕코/필연코/하마터면/하여튼/한사코’ 등도 그 예다. 이 단어의 어원적인 형태는 용언의 활용형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용언적 기능을 지니지 않는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부사로 전성된 단어로 보고 소리 나는 대로 적도록 했다.
‘K팝스타’ 프로그램은 젊은이들의 꿈을 현실로 이뤄줄 오디션이다. 거액의 상금이 걸려 있고 바로 연예계에 발을 딛는 차원이 다른 프로그램이다. 오디션 형식도 색다른 방식을 취해 국민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에서 자막이 틀리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편집 과정에서 세심한 검토가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