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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교> 대전 회덕초 그룹사운드 '레인보우' 인기


"요즘 저희들의 연주를 부탁하는 곳이 많아요. 그래서 래퍼토리 때문에 일주일에 두번 연습실에 모여 호흡도 맞춰야 해요."

대전 회덕초등교(교장 이강호)의 명물이자 국내 최초의 초등생 그룹사운드 '레인보우'에게도 5월은 '잔인한' 달이다. 가정의 달에 어린이날 등 기념일까지 많아서인지 여기저기서 '놀아달라'는 요청이 끊이질 않기 때문이다.

벌써 지난 5일에는 대덕구청이 동춘당 공원에서 연 '제81회 어린이날 기념행사'에 초청돼 열정의 무대로 또래 친구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같은 날 잡혀 있던 엑스포 공원 행사는 너무 바빠 취소했다. 또 16일에는 교내 스카우트·걸스카우트·아람단 합동캠프 공연, 28일에는 대전시 소방본부 주최 소방동요제에서 초청 공연을 하기로 돼 있고 대전 동물원 행사 일정도 잡고 있는 중이다.

이제 12살 6학년. 한창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축하 받아야 할 레인보우 친구들이지만 무대만 서면 한껏 조인 기타 줄처럼 팽팽한 긴장감을 즐기는 당찬 아이들이다.

박순규(일렉기타) 양은 "사실 무대에 설 때마다 떨려요. 연습을 많이 했는데도 틀릴까봐요. 하지만 연주를 끝내고 내려올 때는 가슴이 다 후련해요"라고 말한다.

레인보우가 탄생한 것은 지난 2001년 4월. 당시 4학년이던 박순규 양이 대전시 소방본부 소방악대 대원으로 있는 아버지 박노정(40))씨의 연주회를 보고 친구들과 함께 그룹을 결성하게 됐다. 그룹 이름 레인보우는 자기만의 꿈과 색깔을 가진 멤버들이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져 펼치라는
뜻에서다.

현재 한솥밥을 먹고 있는 멤버는 박순규, 전민호(일렉기타), 최홍석(베이스), 김현태(드럼), 김희현(여·키 보드), 김정민(여·싱어 및 소프라노 섹소폰) 등 6명. 초등생 밴드라는 신선함과 나이에 걸맞지 않은 실력에 유명세를 치르는 것은 당연한 일. 지난해 4월 '119 소방사랑 전국 모임회' 출연을 시작으로 10월에는 행정자치부 '전국 119소방 동요제'에서 공연했고 '열려라 동요세상' 등 TV·라디오 어린이 프로그램에 자주 얼굴을 내밀면서 요즘은 공연이 있을 때마다 아이들의 사인공세에 시달릴 정도다.

이 만큼 결실을 맺기까지에는 박 양의 아버지가 활동중인 소방악대 대원 5명의 아낌없는 지도와 후원이 컸다. 기타 코드 하나, 스틱 한번 줘 본 일 없는 아이들과 처음에는 이틀에 한번 송촌소방파출소 악대실에서 일대일 기본기 연마에 땀을 흘렸다. 그 덕에 이제는 악보만 보고도 술술 연주가 될 정도다.

박노정(40))씨는 "프로연주가를 키우려는 건 아닙니다. 그저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많은 연주 경험을 통해 나름대로의 꿈과 이상을 펼치고 소중한 추억을 많이 만들었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에는 학부모들의 도움을 받아 대덕구 읍내동 백송아파트 입구 상가지하에 어엿한 자체 연습실까지 마련, 매주 금요일마다 모여 연습을 한다. 산울림의 '개구쟁이', 정광태의 '독도는 우리땅'에서부터 벤처스 악단의 '파이프라인' '기타맨', 서부영화 '장고' 주제곡 등 10여 곡이 레인보우가 즐겨 연주하는 래퍼토리.

내년 2월 학교를 졸업하는 이들은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활동을 계속하고 싶은 것이 소박한 꿈이다. 그래서 한 중학교에 함께 가지 못하더라도 계속 같은 무대에 서기로 했다. 그리고 회덕초의 레인보우가 영원하게 하는 것도 이들의 임무.

지난 4월 7일 4학년 학생 6명으로 결성된 제2기 레인보우 멤버들을 매주 연습실에서 만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어른들의 도움 없이 후배들의 보컬, 연주 지도를 도맡은 이들은 '원조' 레인보우의 전통 잇기에 5월이 잔인하도록 짧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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