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2 (화)

  • 흐림동두천 16.0℃
  • 흐림강릉 10.7℃
  • 흐림서울 17.5℃
  • 흐림대전 18.1℃
  • 대구 17.3℃
  • 울산 15.5℃
  • 광주 18.4℃
  • 부산 16.0℃
  • 구름많음고창 17.9℃
  • 흐림제주 17.8℃
  • 맑음강화 17.6℃
  • 흐림보은 16.8℃
  • 흐림금산 17.1℃
  • 구름많음강진군 17.4℃
  • 흐림경주시 17.2℃
  • 흐림거제 17.8℃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교단일기

당신은 당신만의 아우라를 가졌습니까?

어느 날 길을 걷다가 마주한 아름다운 자연 풍경에 나의 모든 시름을 잊어 본 기억이 있다. 이것이 내가 여행을 즐기지 않는 이유다. 내 방의 창문을 열면 바로 그 창문 앞에 나를 행복하게 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펼쳐지는데 구태여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이 귀찮게 느껴진다.

어느 날 길거리 노점상인의 성실한 모습에서 삶의 아름다움을 느껴 본 적이 있다. 텔레비전 드라마의 대사 한 구절에 마구 눈물을 쏟아 본 경험도 있다. 어느 날 내가 본 영화 속 장면이 나에게 진한 각인으로 남아서 내 영혼과 내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내가 그리고 당신이 경험한 아우라다.

아우라는 독일의 철학자 발터 벤야민이 쓴 <기술 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 나오는 개념이다, 책 제목이 암기하듯 기술 복제시대 많은 모사품들이 넘쳐나지만 그 중에서도 사람들의 마음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작품은 그 모사품들이 아니라 원작자가 처음 그린 작품만이 사람들에게 영감과 감동을 준다고 말하면서 그 원작품이 주는 감동을 아우라 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은 벤야민의 아우라의 개념이 사람이 뿜어내는 영향력이란 의미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순간순간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죽음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생활 속에도 저녁 노을에 물든 산봉우리를 보며 생의 의지를 다졌던 죽음의 수용소의 저자 〈빅터 프랭클>에게 수용소 창가에 비친 저녁 노을은 단지 노을이 아니었다. 그를 지탱해준 아우라였다.

빅터 프랭클이 관심을 가지고 연구했던 의미치료라 불리는 로고 테라피 또한 이성에서 만들어진 가치나 의미가 사람에게 얼마나 의미있는 일이며 그 의미가 모든 고통과 불행을 이길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볼 때 우리가 삶의 공간에서 찾아내는 작은 의미야 말로 가장 강력한 아우라의 모체가 아닐까한다.

원작품이 뿜어내는 감동만이 아우라는 아닐 것이다. 모사품에서도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눈을 가진 사람이라면 늘 행복한 아우라를 경험하며 좌절하지 않는 포기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우라의 핵심은 단순한 감동이 아니라 사람의 행동을 변하게 하는 감동이다. 사람의 마음을 울리고 그래서 그 사람의 일상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감동이다.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사시사철 나들이를 떠나는 이유 또한 휴식이라는 이유 외에도 문화와 자연의 직접적 경험을 통한 아우라의 체험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한다.

아우라를 경험한 사람은 삶의 자세가 달라지고 그런 사람은 삶의 승자가 되었다. 아우라의 경험의 내용 또한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바로 죽음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생생한 삶의 의미를 되찾고 견뎌 낸 빅터 프랭클에겐 가족이 그리고 수용소 창 너머로 비쳐진 자연의 아름다움이 아우라 였으며 수단의 슈바이처인 이태석 신부 또한 눈 속에 깊이 파묻혀 숨진 채 발견된 동료를 본 그 순간 신부가 되기를 결심했다.

바로 저마다의 다른 모양과 다른 색깔의 아우라를 경험하는 순간이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자신만의 아우라를 아이들의 삶속에서 풍성하게 경험하게 해주자. 아이들 스스로 아우라를 찾을 수 있는 눈과 마음을 갖지 못했다면 그들에게 아우라를 경험할 수 있도록 그들의 마음을 자극하고 영혼을 자극하는 교사가 되자.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교사 자신이 학생들이 가장 가까이서 경험할 수 있는 아우라가 되어주자. 우리가 그들의 마음을 일렁이게 하는 파도가 되어주고 그들의 마음에 미래를 향한 꿈의 불씨를 지피는 불 쏘시개개가 되어주자.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