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출범을 전후해 교원 정년단축의 회오리에 말려 명예퇴직자를 포함해서 1만여명의 초·중등 교원이 교단을 떠났고 그 숫자만큼이나 많은 선생님들이 교단에 처음 서게 됐다. 초임교사들은 교직에 종사하기 위하여 그 동안 교사양성과정을 거치면서 교사로서 필요한 자질을 길러왔고, "교육고시"라고 할만큼 힘든 교사채용의 관문을 통과하여 오늘의 영광을 얻었다. 그런데 지금의 일선학교는 초임교사들이 고대하고 기대했던 그런 학교 분위기가 아닌 것 같아 걱정스럽다. 일부 몰지작한 학부모들이 교사를 불신하고, 적지 않은 학생들이 교사를 경멸하고, 관료적 행정체제가 교사를 말단행정요원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교사들의 사기가 떨어져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런 때 교단에 처음 서는 초임교사들에게 몇 가지 바램이 있다. 그 하나는 이러한 때일수록 정체의식을 가져달라는 것이다. 아무리 우리사회가 어지럽고 교단이 황폐해 졌다해도 교사들만 흔들리지 않으면 우리의 교육은 아직도 희망이 있다. 누가 무엇이라고 해도 교육의 성패는 교사들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교직은 전문직이고 교사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전문인이란 것을 교사 스스로부터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교사는 인간의 生과 死를 다룬다는 점에서 다른 직업인과 다르다. 교사는 무한한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 그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기르는 전문인이다. 이러한 일은 교사이외에는 아무도 할 수가 없다는 점에서 긍지와 보람을 느껴야 한다. 다음으로 교사가 전문직 종사자임을 스스로 자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오늘날 같은 고학력 사회에서 전문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전문인에게 필요한 고도의 지식과 기술을 항상 새롭게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하고, 윤리의식과 사명감이 남달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단히 자기 연찬에 힘써야 한다. 동시에 전문인으로서의 긍지를 갖고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존경받는 품격을 지니도록 각별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교사에게는 전문인으로서의 긍지 못지 않게 열정과 친절이 필요하다. 초임교사의 열정과 친절은 학교내에서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 특히 교사의 각별한 관심과 친절을 갈망하고 있는 소외된 아동·학생들에게는 큰 힘이 되어 학교의 교육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초임교사들의 등장이 흐트러진 학교분위기를 정상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