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수원시 초·중·고 혁신학교 교장 클러스터가 있었다. 혁신학교 교장들의 노하우 정보를 교환하고 혁신학교 상호간에 도움을 주는 자리다. 수원교육지원청은 수부도시 교육청답게 혁신학교 관리자 크러스터, 부장 클러스터를 운영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도교육청으로부터 혁신학교 선도교육청으로 지정 받았다.
모임 이후 한 음식점에서 저녁식사 자리가 있었다. 모 초교 교장 주선으로 수원시의회 노영관 의장과 문화복지교육위원회 백정선 위원장이 자리를 함께 하였다. 그들과 혁신학교에 대한 올바른 생각을 공유하고 대화를 나누며 지자체의 교육지원체제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각 학교 교장들은 혁신학교 교육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지원을 요청한다. 배석한 분들은 그 내용을 기록해가며 의회에서 할 일, 집행부에서 할 사항을 구분하며 교장들에게 긍정적 희망을 준다. 때론 일 추진에 있어 의회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율전중학교는 지난 3월 예비지정교에서 9월 혁신학교 본 지정을 받았다. 한 학기 간 지원금액으로 시청에서 1천5백만원, 도교육청에서 3천5백만원을 받았다. 학교재정에 숨이 트이는 돈이다. 그 만치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타 학교와는 차별화된 교육프로그램을 전개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 갖고는 부족하다. 수원시의 경우, 혁신학교로 선정이 되면 선정된 첫해에 1억원을 지원한다. 그리고 이 돈은 1년내 다 써야 하며 그 이후엔 지원이 없다. 학교 형편에 맞게 써야 하는데 회계지침에 융통성이 없다. 시설비도 30% 이내로 제한해 놓았다.
시흥시의 경우, 교육경비 지원 규모가 놀랍다. 미래교육을 위한 투자에 아낌이 없다. 연도별 지원금액을 보면 2009년 88억원, 2010년 72억원, 2011년 173억원, 올해 210억원이다. 시의 일반회계 자체수입의 7.4%를 차지하고 있다. 야심찬 교육발전 5개년 계획을 실천하고 있다.
시흥혁신지구를 지정하여 관내 초·중·고 23개교에 최근 2년간 예산 120억원(시흥시 96억원, 도교육청 24억원)을 지원하였다. 연간 평균 1개교당 2억6천만원을 지원받는 셈이다. 수원시 혁신학교 1년에 지원받는 1억2천5백만원(수원시 2500만원, 도교육청 1억원) 규모의 2배가 넘는다.
각 지자체가 어려운 재정 여건에도 불구하고 교육에 전폭적인 예산을 투입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교육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고 인재육성을 위한 도시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교육내실화를 도모하여 학업성취도를 향상시키며 우수 학생을 지역내에서 소화시키려는 것이다.
좋은 도시는 교육인프라가 잘 구축된 도시다. 교육도시가 좋은 도시다. 좋은 학교가 있으면 사람들이 모여든다. 좋은 교육혜택을 받으려고 인재들이 몰려든다. 지자체의 교육지원 정책에 따라 우수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것이다. 집값이 오르고 땅값이 덩달아 오른다. 지자체가 교육지원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원시, 수부 도시에 걸맞게 교육지원사업도 앞섰으면 한다. 타 도시와는 다르게 교육현장 의견을 수렴하여 차별화 전략을 폈으면 한다. 예컨대 등하교 하는 학생들 들고 다니는 신발주머니 없앴으면 한다. 위생에도 매우 안 좋은 불편한 악습을 깨자는 것이다. 학교에서 구별해서 실내외화 착용을 지도하니 일부 학생들은 실내화를 신고 귀가한다. 그 모습이 보기에 좋지 않다.
학생들 신발주머니 없애는 방법으로 빌딩에서 사용하고 있는 현관에 진공흡입기 설치를 제안하고자 한다. 현관에 들어서는 몇 걸음 사이에 신발의 흙과 먼지를 흡입기가 빨아들여 청정한 실내를 유지하게 할 수 있다. 비용은 대당 설치 비용이 300여만원인데 우리 학교의 경우, 출입구가 네 곳이니 1천 2백여 만원이면 1천명이 넘는 학생들을 신발주머니에서 해방시킬 수 있다. 초·중·고 동시에 예산 투입이 어렵다면 연도별로 대상학교를 점차 확대시켜 나가는 것은 어떨까?
여하튼 지자체 형편과 특색에 맞게 교육지원 체제를 갖추고 확대해 나가야 한다. 어찌보면 무상급식 확대보다 교육여건 개선과 교육의 질 향상이 우선이다. 밥 먹는 문제는 가정에서 책임지는 것이 원칙이다. 학교는 교육에 충실하고 지자체와 교육청은 교육지원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교육 1번지'를 만들기 위한 지자체의 선의의 경쟁, 바람직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