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플랫폼(platform)’ 전략이 기업체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플랫폼의 의미는 ‘다양한 용도에 공통적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설계된 유·무형의 구조물’을 의미한다.v 컴퓨터 운영체제인 ‘윈도’와 애플사의 콘텐츠 유통체계인 ‘아이튠스’ 가 기업 플랫폼의 대표적 예이다. 즉, 플랫폼이란 모든 개별 상품과 서비스를 아우르는 배경이 되어주는 ‘이면(裏面)의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이러한 ‘관계의 플랫폼’이 존재한다고 이남훈은 말하고 있다. 과거에는 영웅이나 우수한 개인의 능력에 의존하여 모든 일이 그들의 명령에 따라 처리되곤 했다면 사회의 급격한 발전과 분화에 따라 이젠 개인의 능력보다는 각각의 분야에서 전문적 지식을 가진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결집된 집단지성이 필요한 시대다. 따라서 많은 사람을 함께 모이게 하고 각각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능력과 감성을 발휘하게끔 하는 사람사이의 관계의 플랫폼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나를 중심으로 많이 사람들이 모이고 나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관계가 시작되고 그 관계 속에서 새로운 일이 시작된다면 내가 바로 관계의 플랫폼으로써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계의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가장 기본이 되는 덕목은 노자의 ‘도덕경’에서 찾을 수 있다. 강과 바다가 온갖 계곡 물의 왕이 될 수 있는 건 잘 낮추기 때문이라고 노자는 말했다. 백성 위에 서고 싶으면 반드시 자신을 낮추는 말을 써야 하고, 백성들 앞에 서고 싶으면 반드시 자신을 뒤에 세워야 한다고 노자는 말했다. 성인은 위에 있어도 백성이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앞에 있어도 백성이 거추장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노자는 말했다.그래서 온 천하가 즐겁게 밀어주고 싫증을 내지 않는 자가 바로 자신을 낮춘 자의 모습이라고 노자는 말했다.
사람을 만나고 사람을 만드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바로 겸손이라고 노자는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다. 노자의 가르침을 내 삶속에서 체험한 적이 있다. 내가 생각하고 계획 하던 대로 모든 일이 잘 되던 때가 있었다.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내가 잘해서 무슨 일이든 다 잘되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늘 같은 나인데 늘 같은 내 모습인데 무시만당하고 실패만 하는 나를 보면서 알게 되었다. 내가 잘나서 모든 것이 잘 되었던 것이 아니었음을.
나의 모습을 내 생각의 결과를 좋게 긍정적으로 봐준 그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의 기준이 있었기에 내가 그동안 인정받고 잘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그 때부터 누군가 나를 칭찬해주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기로 했다. 내가 정말 잘하고 있다는 스스로의 격려조차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그 때 알았다. 겸손하게 살아야 하는 것이 인생임을. 늘 겸손하게 산다면 내가 실패했을 때 그 누군가를 행한 원망으로 마음 시린 일도 없을 테니까말이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기 그리고 겸손하기. 그것이 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란 걸 몸소 느꼈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라 그리고 언제나 어디서든 겸손하라. 그것이 바로 관계의 플랫폼에서 보이지 않는 그러나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플랫폼으로써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