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금 연수 출장중이다. 얼마 전 아침 기온이 급강하하여 몹시 추운 날,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교직 선배님 말씀 "이 교장, 이렇게 추운 날 하루 쯤 쉬어도 되지 않나?" "예, 저 지금 한국교총에 연수 다니고 있어요." 퇴직한 그 분은 이제 방학인데 교장이라면 부산 떨지 말고 좀 여유를 가지라는 말이다. 후배를 생각해서 하는 말씀인 줄 알고 있다.
지난 2일부터 3일간 '초·중등 교과서 밖 이야기 경제연수'(15시간)를 받고 있는데 한국교총 부설 종합교육연수원 주관이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인사말에서 "교원을 대상으로한 경제연수가 학생지도에 도움이 되고 현장에서의 반응이 호의적"이라며 "교총 사업에 대한 현장 회원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들려달라"고 부탁했다.
방학, 교원이라면 연가를 내거나 41조 연수로 근태를 처리할 수 있다. 집에서 쉬거나 자가 연수를 하는 것이다. 영하 15도 강추위에 교장인 필자가 왜 연수를 받을까? 연수생 60여명을 보니 교감 한 분이 보인다. 아마도 교장 신분은 혼자인가 보다. 동료연수생 중에도 "교장은 이런 연수 안 받아도 되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교장으로서 학생들에게 평소 강조하는 것이 있다. 오는 2월 우리학교 졸업에 즈음하여 학교안내와 신문을 겸해 발간하는 자료에 실린 학교장 이야기 일부를 인용해 본다. "배운다는 것,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배울 것이 없다고 자만해서는 안 된다. 이 세상은 끝없는 배움의 연속이다. 배움을 포기한 사람은 늙었다는 표시이다. 죽음을 바로 앞 둔 사람은 배울 필요가 없다. 그러나 성장하고 향상하는 사람은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경제에 대해 모르는 것은 제대로 배워서 지식을 넓히고 자아성장을 꾀한다. 미국과 유럽 재정 위기가 왜 왔는지? 이것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지? 학교에서는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 또 시장경제를 이해하는 두 가지 코드는 무엇인지? 경제 놀이 모형을 활용한 수업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올바르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연수 내용 중 우리 학교에 적용할 것은 받아 들이고 교직원에게 올바른 교육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NIEE 강사로 나온 중학교 교사는 '경제기관 200% 활용하기'에서 학교 경제교육에 도움을 줄 기관을 10여 개 이상 소개한다. 교육과정 운영에 소중한 자료다. 이런 내용을 바로 교사들과 공유해야 한다.
'행복한 부자되기'에서는 학교에서 기업가 정신을 주 2시간씩 6개월간 교육한 실증사례를 소개한다. 참가한 학생들은 교육을 통한 혜택을 받아 학력이 증진되었다. 목표달성 의욕 증대, 창의력 및 독창성 증대, 자제력 중대, 자신감 증대를 가져 왔다고 소감을 밝힌다. 경제교육의 목표가 윤택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것이다. 공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돈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시장경제와 복지정책을 강의한 현진권 소장(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은 연수 대단원의 마무리를 짓는다. 정치논리와 경제논리,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에 다한 논쟁을 명확히 정리한다. 그는 정치실패로 인한 복지 확대를 어떻게 막을 것인인가에 대해 결론을 내린다.
국민이 똑똑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은 정부, 시장경제에 대해 바르게 이해를 하고 '공짜복지'는 결코 공짜가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르헨티나와 그리스의 교훈을 받아들여 국가 미래, 우리 후손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장은 경제적 자유를 바탕으로 활발한 시장경제에 의해 이루어져야 함을 재강조한다.
그러고 보면 교원들이 연수를 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지금보다 더 똑똑해지기 위해서다. 국민이 똑똑하면 정치논리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 연수와 교육을 통해 세상을 보는 바른 눈을 갖게 된다. 학생들에게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이 올바른 삶인지 바르게 지도할 수 있다. 지금 우리세대, 후세대에게 '빛'을 줄 것인가? '빚'을 남겨 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