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가 초·중·고교의 교육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전일제(全日制) 학교를 독일 최초로 전국에 걸쳐 도입하는 교육개혁 정책을 12일부터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독일 연방정부는 이날 총 1만 개의 전일제 학교 운영을 위해 16개 주정부에 향후 5년 동안 40억 유로를 지원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주정부들은 올해 우선 3억 유로를 지원 받아 6∼16세 1∼10학년 학생들을 위한 전일제 학교를 운영하게 된다.
에델가르트 불만 교육장관은 장기 경기침체로 재정 조달에 큰 어려움이 있으나 전일제 학교 지원 예산은 줄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전일제 학교가 더 많고 다양한 학습과 교육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학생들의 교육수준을 전국적으로 평가하고 발전시킬 새로운 독립기구를 만들고, 교육상황을 감독할 전문가위원회도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독일 4만 6000개 초·중·고교는 국제학교 등 특별한 경우의 2000개를 제외하고 모두 수업이 점심시간 무렵에 끝나는 반일제 학교다. 각 주정부가 교육 책임과 정책을 맡고 있는 독일에서 전일제 수업을 전국적으로 도입하고 연방차원의 초·중·고 교육 평가, 감독기구를 설립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는 작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가에서 독일 학생들의 학업 수준이 OECD회원국 중 폴란드 등과 함께 바닥권이며, 읽기와 수학 실력이 형편없다는 충격적 결과가 나오는 등 교육 질 저하에 대한 지적이 잇따른 데 자극 받은 것이다.
OECD 평가 이후 독일 당국과 교육계는 학교시설 보강 지원 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최소학습기준을 만들어 내년 여름 신학기부터 적용하기 위한 작업을 해왔다.
특히 교육개혁의 핵심인 전일제 수업에 대해 교사들 대부분이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들도 자녀 학업 수준 향상이 기대될 뿐 아니라 점심시간을 전후해 아이들을 데려오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어 대체로 반기고 있다.
부모가 맞벌이나 경제적 이유로 아이들의 교육에 적극 참여하지 못하는 가정에도 전일제 수업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불만 장관도 "부모의 출신에 따라 자녀의 교육 효과가 결정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 주정부는 전일제 학교를 대폭 늘리고 싶지만 인건비와 시설투자 등에 따른 경비부담이 지금의 2배 가까이 늘어나 일단 향후 5년 동안에 5개 가운데 1개 정도의 학교만 선정해 전일제로 전환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