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줄기를 이해하면 더 재미있는 여행지가 영월이다. 영월은 주천과 평창에서 부드럽게 흘러오며 선암마을ㆍ선돌ㆍ청령포를 지나는 서강과 어라연계곡에서 힘차게 흘러온 동강이 만나 남한강의 물줄기를 이루는 곳이다. 영월에서 시작된 남한강은 고씨동굴ㆍ단양ㆍ충주호ㆍ여주ㆍ양평을 거치며 한강의 물줄기가 된다.
서강의 물굽이와 함께 멋들어진 자연풍경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여행지가 선돌과 한반도 지형이다. 문화재청도 지난 2011년 관광자원으로 보존하기 위해 한반도 지형과 선돌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75호와 76호로 지정했다.
장릉에서 평창방향으로 31번 국도를 달리면 단종이 이곳을 지날 때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흠뻑 젖게 했다는 소나기재 고갯길이다. 이곳의 정상에서 강가로 숲길을 따라가면 가까운 곳에 층암절벽과 강물이 어우러지며 한 폭의 풍경화를 만든 선돌을 만난다.
선돌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두 곳이다. 젊은이들은 높은 곳에 위치한 위 전망대에 올라 스릴을 즐길 수 있다. 전망대 아래 층암절벽을 이룬 곳에 위치한 선돌은 강가의 절벽을 큰 칼로 쪼갠 듯 높이 70m 정도의 기이하게 생긴 바위가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과 어우러지는 모습이 신비스러워 신선암으로도 불린다.
이곳이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10년 후 실의에 빠진 현우가 민주의 마지막 선물인 다이어리의 지도를 따라 가을로 여행을 떠나는 멜로 영화 '가을로'의 촬영지이다.
전망대에서 선돌 주변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때로는 조금 높은 곳에서 보는 이런 풍경이 나를 놀라게 해. 저 아래에서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들이 펼쳐지거든...'이라는 민주의 대사와 같이 보는 곳에 따라 풍경이 달라지는 것을 실감한다. 인생사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도 이래서 나온 말이리라.
선돌은 영월군 영월읍 방절리 날골마을과 남애마을 사이의 강변에 서있는데 안내판에 인근의 남애 마을에서 태어난 장수가 적과의 싸움에서 패하자 선돌 아래의 깊은 소에 투신해 자라바위가 되었고, 선돌을 바라보고 한 가지씩 소원을 빌면 꼭 이뤄진다는 설화가 써있다.
1820년 영월부사 홍이간을 만나러왔던 문신 오희상과 홍직필이 구름에 싸인 선돌의 경관에 반해 암벽에 새겨놓았다는 글씨 ‘운장벽(雲莊壁)’은 보이지 않는다.
선돌에서 나와 평창강 물줄기를 거슬러 영월삼거리, 북쌍삼거리, 당나귀타는원시마을, 연당교차로, 북쌍1리를 지난다. 이곳의 한반도면 선암마을 앞에 한반도 지형이 있다.
한반도 지형을 제대로 보려면 오간재의 절벽 위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야 한다. 이 절벽지역을 처음 발견하고 외부에 알린 이종만의 이름을 따서 오간재를 종만봉이라고 부르는 것도 재미있다. 길가의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는 짧은 거리가 아니지만 숲길이 이어져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하기에 좋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서강의 물줄기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물길이 만들어 낸 지형이 한반도를 닮았다. 강물이 크게 휘돌면서 삼면이 바다인 동해, 서해, 남해는 물론 동고서저의 경사까지 한반도의 모습을 그대로 만들었다. 한반도를 쏙 빼닮은 특이한 지형을 보고 있노라면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한반도 지형의 독도방향에 자연풍경을 감상하고 강변문화를 체험하기에 좋은 선암마을이 있다. 이곳에 가면 한적하고 아름다운 강변에서 뗏목을 타며 유유자적 자유를 누릴 수 있다. 통일동산처럼 전망대 주변에 무궁화가 꽃피우는 계절에는 우리 땅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되고, 또한 금수강산처럼 아름다운 선암마을의 한반도 지형이 더 돋보인다.
사진작가들이 한반도를 닮은 신비로운 지형과 아늑하고 운치 있는 풍경을 촬영하던 출사 명소가 강호동을 비롯한 '해피선데이-1박2일'의 멤버들이 영월의 명소인 청령포와 선돌, 선암마을을 차례로 찾아 미션을 해결하는 장면이 KBS 2TV를 통해 전파를 타면서 더 유명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