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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교육과정 내 논술교과 추가를 환영한다

내년부터 고등학교 생활·교양 교과 영역의 선택과목에 논술을 추가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에서 이런 내용의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고등학교 교육과정에는 논술교과가 없는데, 대학입시에서는 논술이 중요한 역할을 했던 불공정 입시 문제가 해소될 전망이다. 중학교 교사지만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논술을 추가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을 전적으로 환영한다.

필자는 대학입시에서 논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우리 아이들 대학 보낼때 이미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논술이라는 것이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그런 논술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교육과정에서 정식으로 다루어지지 않는 논술이 대학입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에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었다. 학교에서 시험을 치를 때 교육과정 외의 문항이 출제되면 문제가 되는 현실에서 유독 대학입시에서 만큼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에도 없는 없는 논술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때문에 고액 논술 과외가 대학입시를 앞두고 성행하여 학부모들의 부담을 가중 시켰던 것이다. 앞으로 선택교과이긴 해도 고등학교에서 논술을 직접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길이 얼렸다는 것은 매우 희망적이라고 본다. 중학교에서도 방과후 교육 등을 통해 논술교육을 실시하고 있긴 하지만 그리 큰 만족을 이끌어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일부 학생들만 논술강좌를 듣고 있기 때문이다.

논술이 대학입시에서 중요한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은 국어, 영어, 수학에 매달리는 것이 학교의 현실이다. 방과후학교에 참여하는 학생들도 국어, 영어, 수학에만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논술은 앞으로 많이 남았기 때문에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 물론 고등학교의 사정은 다르겠지만 현재 중학교의 논술교육은 교과 교사가 수업시간을 활용하여 간혹 실시하거나 수행평가에서 일부 실시하는 것이 전부라고 보면 된다. 시험문제 출제시에 서술·논술형 평가를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하고 있지만, 주당 3시간 이상인 교과에 한하여 주로 실시되고 있다. 나머지 교과는 교사의 판단에 따라 실시히기 때문에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나면 출제위원장이 이런 이야기를 자주한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했다면 쉽게 풀수 있는 평이한 문제를 출제했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정상적인 이수가 어떤 것인지 이해하기 쉽지 않다. 역으로 말하면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모두 출제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그랬을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대학입시에서 다루어지는 논술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다. 학생들이 논술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는다면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출제된다. 물론 대학입시에서 출제되는 논술 문제를 많이 접해 보지는 않았지만 확실한 것은 보통 생각하고 있는 논술의 기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구나 자연계 논술은 해당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되지 않았다면 답안을 작성하기 어렵다. 결국 논술이 논술이 아니 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생각보다 어렵고 힘든 과정이 바로 논술이었을 것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대학입시에서 논술을 계속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고등학교에 논술교과 개설의 길이 열린 것은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좀더 일찍 이런 방안이 나왔다면 학생들이 혼란스러워 하지 않았을 것이고 학부모들 역시 고액을 들여 사교육에 의존해서 논술지도를 받는 빈도가 덜 했을 것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고등학교에서 논술교과를 얼마나 선택하느냐와 논술에 전문성을 갖춘 교사들을 재교육하는 것이다. 사교육기관보다 학교의 논술교육이 훨씬 더 우수함을 인식 시킬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학생들의 대학입시 부담을 덜어주고, 사교육을 잡을 수 있는 매우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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