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차 도덕교과서의 직업 관련 내용이 대부분 남성 위주로 기술돼 있어 학생들에게 성 역할 편견을 잠재적으로 심어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윤현진 연구위원이 최근 제7차 교육과정에 의해 개편된 초등 3∼6학년, 중학교 1, 2학년, 고교 1학년 도덕 교과서(생활의 길잡이 포함)를 대상으로 직업 관련 내용을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교과서 분석에 의하면 직간접적으로 직업이 기술되는 사례는 총 430건으로 직업의 종류로 따지면 50종이 등장한다. 문제는 이 430명의 직업인이 대부분 남성이라는 점이다.
윤현진 연구위원은 "430명의 직업인 가운데 남자가 347명으로 80.7퍼센트를 차지하는 반면 여성은 52명, 남성과 여성이 함께 등장하는 경우가 29회, 남녀 구분 없는 경우가 12회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학자, 정치가, 의사, 소설가, 과학자 등의 전문직에 여성이 등장하는 경우는 매우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의 직업은 교사와 간호사 외에는 대체로 음악가와 상인이 많은 상황이다. 교사의 경우에도 교장은 모두 남자이며, 소방대원이나 외교관, 운전기사는 모두 남성이다.
또 경찰관도 여성은 1명만 등장한다. 이에 비해 2회만 등장하고 있지만 관광 안내원은 모두 여성이다. 이처럼 여성 직업인에 인색한 이유는 여성이 주로 가정 주부로 그려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윤 연구위원은 "이러한 직업 실태는 학생들에게 직업에 따른 성 역할 편견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덕과 교과서에 등장한 직업인의 사례에 여성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면서 "간호사, 평교사 등 고정된 역할로만 그려지는 것도 지양해 외교관, 변호사, 과학기술자 등 전문직 여성의 등장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부분의 제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교사를 제외하면, 가장 많이 등장하는 직업은 철학자로 81회나 기술됐으며 역사학자, 국어학자, 문학자, 교육학자, 사회학자도 10회 이상 나와 학자가 비중이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정치가 39회, 군인 32회, 상인 21회, 운동선수 19회, 독립운동가 17회, 시인과 종교인 각 16회, 의사 15회, 농부 14회, 과학자와 경찰관 13회, 음악가 11회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