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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라디오 안테나가 부러졌다

라디오 안테나 교체 실패기

라디오 안테나가 부러졌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주로 FM을 들을 때 안테나의 역할이 크다 수신 감도 면에서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투명 테이프로 붙여 사용하는 방법도 있고 안테나를 교체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아예 라디오를 새로 구입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내가 교직원 숙소에서 사용하는 라디오 안테나가 부러졌다. 내가 실수로 부러뜨린 것이다. 아내는 투명 테이프로 붙여 사용하였다. 미관상 보기 흉하지만 사용하는데 별 불편함이 없다. 그 라디오, 관사에서 자취하는 내게 왔다. 어떻게 할까? 그대로 쓸까, 고쳐서 쓸까?

주어진 생활환경을 좀더 좋게 개선하려는 나. 안테나만 바꾸기로 마음 먹었다. 서비스 센터에 연락을 하니 수리비용 포함 교체비용이 8천원이고 안테나만 우편으로 받으면 5천원이란다. 손재주가 조금 있다고 생각하여 후자를 택했다. 입금 다음 날 물건이 도착했다.




드라이버만 있으면 교체할 수 있다. 교육청 주무관으로부터 도구를 빌렸다. 이제 교체만 하면 된다. 그런데 안테나가 맞지 않는다. '분명 라디오 모델 번호를 알려 주었는데….' 다른 안테나가 왔단 말인가? 간단히 안테나 아랫부문만 교체하려 했는데 그게 안 된다. 새 안테나 나사가 풀리지 않는다. 도구도 그렇고 기술 부족이다.

기술자의 힘을 빌려야겠다. 주무관에게 가져가니 나처럼 하려 하다가 안 되니 본체에 있는 나사를 돌린다. '뚝' 라디오 안쪽에 있는 너트가 떨어지는 소리다. 이제 안테나를 교체하려면 라디오를 분해해야 한다. 교육청에 장비도 제대로 없는데…. 장비 부족으로 라디오 뚜껑도 못 열고 포기선언.

'아, 이게 기술의 힘이구나!' 기술자가 거져로 돈 버는 것 아니다. 기술료 3천원 아끼려다가 일이 커졌다. 라디오를 들고 서울 노원구 센터까지 가느니 직접 수리하려고 했는데 일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 이제 방법은 하나다. 정식 기술자의 힘을 빌려 제대로 고치는 것이다.


수원 센터에 연락하니 교체비용 3천원이란다. 라디오와 안테나, 나사, 와셔를 갖고 기술자를 만났다. 금방 고치는가 싶더니 그게 아니다. 기술자도 라디오 분해 중 너트를 잃어버렸다. 너트의 역할은 나사를 고정시켜 주는 것. 너트는 나사에 맞아야 한다. 약 30분이 흘렀을까?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해 보더니 고칠 수 없다고 포기한다.

나사 하나, 너트 하나가 이렇게 중요한 것이다. 부속품 하나가 없으면 라디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기술 발휘해 고쳐 달라"고 당부하니 너트 역할을 할 다른 부속품을 찾는다. 다른 안테나를 부러뜨려 너트 역할을 하게 한다. 기술자도 간신히 고쳤다.

수리 비용은 2천원 오른 5천원이란다. 시간으로 돈 버는데 시간을 많이 빼았겠다는 것. 그의 실수도 있었지만 노고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기술자가 자기 기술능력을 포기하고 그냥 가져가라고 할 때의 심정은 어떠할까? 그는 시행착오 끝에 해 낸 것이다. 조립하고 나서 라디오와 카세트 테이프 작동을 시험하니 제대로 된다.

이번 일을 통해 느낀 점은 도전해서 실패했지만 얻는 것도 있다는 것. 일을 하다보면 간단히 처리될 일이 의외로 커지는 수도 있다. 비용이 초과지출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생활 속에서 '스스로 해내기(Do it yourself)'는 해볼 만한 것이다. 형광등 본체 안정기도 교체했던 나, 이번엔 실패했다. 또 하나의 교훈은 '작은 부품이라고 얕보면 안 된다'이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 아닐까? 불필요한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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