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프니 밖으로만 향하던 내 눈길이 나를 향해 돌아선다.
내 몸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세상의 중심이 바로 나라고 가르쳐준다.
내 몸이 없는 나. 내가 없는 이 세상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스스로를 소중히 할 줄 아는 자만이 남도 소중히 여긴다고 속삭인다.
내가 아프니 아픈 사람들이 더 잘 보이고
그들의 고통을 나누는 사람들이 보인다.
잊고 살아온 삶의 본질 앞에서 겸손한 자가 된다.
무탈한 일상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얼마나 감사한지 어린아이처럼 단순해진다.
병실은 나를 거듭나게 하는 생각의 집이 된다.
고통의 깊이를 예측할 수만 있다면
어쩌다 한 번, 너무 바쁘게 사는 나를 주저 앉히고
겸손을 배우게 하는 병실은 철학하기 좋은 곳이다.
병실은 모든 사람을 그리워지게 만드는 곳이다.
가족,친구,제자들,동료들. 그들과 나눈 시간들이 펼쳐진다.
한 고비를 넘긴 덕분인지 이제 다시 세상이 보인다.
그리고 지금 나는 살아 있다!
아니, 어제보다 더 긍정적으로 감사하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