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대형여객선의 이름이 ‘세월호’라는 한글자막이 처음 나올 때 만 해도 우리국민 대부분은 물론 한자를 배운 사람들까지도 세월(歲月)로 알았을 것이다. 한글전용정책에 따라 TV자막에 한글로만 표기하니 무슨 뜻을 가진 배의 이름인지 몰랐다.
‘무슨 배 이름이 세월(歲月)이냐?’고 모두가 한마디 씩 하였다. 알고 보니 자주 쓰는 세월(歲月)이 아니라 자전(字典)에도 없는 세월(世越)이라고 하니 어안이 벙벙하였다. 온 국민을 바보로 만드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는데도 한글전용정책을 고집해야 옳은가?
세월(歲月)이라는 의미는 해나 달을 단위로 하여 한없이 흘러가는 시간이라는 뜻을 가진 어휘인데 반하여 인간 세(世)와 넘을 월(越)자를 쓴 세월(世越)은 인간세계를 넘어 다른 세계를 뜻하는 종교적 의미를 가진 사주(社主)가 만든 신조어(新造語)인 것이다.
세(世)자는 세 개의 十(십)을 이어 삼십 년을 가리켰으며, 丗(同字), 㔺(古字), 卋(俗字)가 변형되어 쓰이고 있다. 한 세대를 대략 30년으로 하므로 ‘세대(世代)’를 뜻하기도 한다. 월(越)자는 뜻을 나타내는 달아날 주(走:달아나다)部首와 음을 나타내는 동시에 ‘넘다’ 의뜻을 가진 글자 戉(월)로 이루어져 물건 위를 ‘통과하다.’ ‘넘다.’ 의뜻을 가지고 있다. 인간 세상을 초월한 배에 장래가 창창(蒼蒼)한 고등학생을 비롯한 수백 명의 귀중한 생명을 소홀히 한 선주와 선원들의 행태에 온 구민은 물론 세계인이 분노(忿怒)하고 있다.
한자(漢字)는 고대사(古代史)로 볼 때 요하지방에서 홍산 문화를 일으킨 동이(東夷)족이 가장 먼저 만들어 사용한 글자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우리민족의 뿌리는 동이(東夷)족 이었다는 것도 중국의 학자들도 인정하고 있으니 한자는 중국문자가 아닌 우리조상이 만든 글자가 분명한 것이다. 황하문명보다 수 천 년 앞선 요하문명에서 황하로 전파되어 한나라 때 문자를 통일하여 지금 쓰고 있는 해서(楷書)체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한자(漢字)라고 하는 것이지 한(漢)나라에서 모두 만든 글자가 아니다.
문자학을 연구한 학자들이 한자의 자원(字源)을 풀어놓은 것을 보면 글자를 만들 당시의 생활풍습이 뜻글자인 한자 속에 그대로 나타나있다. 여자가 갓을 쓰니 편안하다는 안(安)자가 아니고 집안에 여자가 있을 때가 가장 편안하다. 집 가(家)속에 돼지 시(豕)자가 들어간 이유를 비롯하여 보배 보(寶)자에 옥(玉-王), 도자기 그릇(缶), 돈(貝)이 집 (宀:집 면)부수(部首)안에 들어 있는 것 등을 알게 되면 저절로 무릎을 치며 조상님들의 지혜에 자긍심을 갖게 되는 글자가 한자인 것이다.
이렇게 훌륭한 글자요 전 세계의 언어 중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쓰고 있는 문자가 한자이다. 한자문화권인 중국(대만), 일본, 북한 등 동남아시아의 베트남, 싱가포르까지 모든 나라에서 어린학생들에게 한자를 가르치고 있는데 유독 대한민국만 한글전용정책을 반세기 이상 고집해 오고 있어 너무나 안타깝다. 한(韓), 중(中), 일(日)삼국의 학자들이 모여서 공용(公用)한자 808자를 만들어 쓰기로 한 것은 천만다행이다.
온 국민의 마음을 허탈하게 한 세월(世越)호 참사를 겪으면서 여객선의 이름인 세월(世越)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자를 오랫동안 사용해 오면서 중국은 간체자(簡體字)를 사용하고 있어 고전과 단절되고 있고, 일본은 약체자(弱體字)로 사용하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가장 정통성을 지키고 있는 나라이다. 그러나 북한까지도 초중고대학에서 한자를 가르친다고하는데 대한민국만 소리글자인 한글만 쓰고 있는 것은 우민정책(愚民政策)이라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더 이상 늦기 전에 우리조상이 물려준 한글(소리글)과 한자(뜻글)를 조화롭게 사용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화융성(文化隆盛)정책이라고 세종성왕께서도 박수를 보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