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내일신문과 산림청이 주최하고 하이원리조트가 후원한 제3회 하늘숲길 걷기대회가 하이원스키장 일원에서 열렸다. 말이 대회지 국내에서 가장 높은 1000m 이상 산속에 만들어진 하늘숲길을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걸으며 일상의 피곤을 씻고 사랑을 나누는 '힐링축제'라 1회 대회부터 관심이 많았는데 이제야 참여하게 되었다.
이른 아침 가족들과 부산을 떨며 청주를 출발한 차가 충주, 제천, 영월을 거치는 비교적 먼 거리를 달려 탄광과 카지노가 이곳의 과거와 현재를 알려주는 사북읍에 들어섰다. 동남쪽 산길로 접어들어 사북석탄역사체험관과 강원랜드호텔을 지나 행사장인 하이원리조트 마운틴콘도 잔디광장에 도착했다.
행사참여 등록을 하니 안내책자, 번호표, 생수, 손수건, 스카프가 들어있는 비닐가방과 소형 바람개비를 준다. 가슴에 번호표를 부착한 후 아내와 잔디광장과 스키장을 둘러봤다. 참가비 5000원에 3000명 선착순 접수로 진행되었던 제3회 하늘숲길 걷기대회의 사전행사가 오전 9시 30분부터 시작되었다.
멋진 우리 국악 공연을 감상하고 4대가 함께 참여한 가족, 3년 연속 참여한 가족 중 최고령자와 최연소자가 포함된 가족에게 선물을 주는 시간도 있었다. 김용하 산림청 차장의 축사,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는 묵념과 준비운동을 마친 후 10시 30분경 장명국 내일신문 대표이사의 출발선언으로 참여자 3000여명이 하이원리조트 마운틴콘도 잔디광장을 출발했다.
안내도를 살펴보면 해발 1000m 이상 높이의 산속에 조성된 하늘숲길은 총 9.4km 거리로 마운틴콘도에서 도롱이연못까지의 하늘마중길(3.6km)을 비롯해 낙엽송길(4.3km)과 처녀치마길(1.5km)이 하이원C.C로 이어진다. 어린이와 노인은 오르막이 있는 하늘마중길을 곤돌라로 올라 낙엽송길과 처녀치마길을 지나는 7.1km의 산책코스를 이용할 수 있다.
높은 곳에 위치한 산길이지만 경사가 급하거나 험하지 않은 평탄한 둘레길이고 숲이 그늘을 만들어 발걸음이 가볍다. 급할 것이 없는 산행이라 아내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걷다보니 바람개비들이 맞이한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하늘숲길에서 시원한 바람을 머금은 바람개비 테마길을 만나니 기분이 최고다.
즉석사진 이벤트 코너에서 잊지 못할 추억의 순간을 폴라로이드 사진에 담고 하늘마중길이 끝나는 도롱이연못으로 가니 '쭈쭈바'를 하나씩 나눠준다. 이곳에서 올해 내가 농사지은 고추, 오이, 상추를 반찬으로 점심을 먹으니 꿀맛이다.
안내책자에 의하면 도롱이연못은 1970년대 탄광갱도가 지반침하되면서 생긴 생태연못이다. 화절령 일대에 살고 있던 광부의 아내들이 남편의 무사귀환을 연못에 살고 있는 도룡뇽에게 기원했던 것에서 유래되었다는 슬픈 사연이 담겨 있다.
낙엽송길을 걸으며 황폐화된 숲을 조림하던 낙엽송이 탄광지역에서는 갱도의 받침목이나 철도의 침목으로 요긴하게 쓰였다는 것도 알게 된다. 지금은 석탄을 캐던 탄광갱도를 볼 수 없지만 폐광에서 흘러나온 중금속과 오염된 침출수가 자연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침출수를 가두어 놓고 조금씩 흘러내리게 하여 자연정화 시키는 작은 웅덩이들을 숲길에서 자주 만난다. 우리의 전통놀이인 주령구 게임을 즐기는 숲사랑놀이 코너와 바나나와 음료수를 나눠주는 코너도 만난다.
처녀치마길의 숲을 벗어나면 갑자기 확 트인 공간에 나타난 하이원호텔&C.C와 주변의 풍경이 한 폭의 그림이다.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고 아래편으로 내려가면 포춘쿠키 속에 숨겨진 행운을 찾는 코너를 만난다. 하이원C.C 주차장에 도착하면 목재로 만든 완주기념 메달과 다양한 경품이 기다린다. 'Finish Gate'를 배경으로 하늘숲길 걷기대회 완주기념 사진도 남긴다.
하늘숲길 걷기대회는 행사 참여자를 알뜰히 챙긴다. 공식적인 행사는 끝났지만 누릴 게 남아있다. 곤돌라를 타고 높은 하늘에서 걸어온 숲길을 조망하는 시간이 공짜로 주어진다. 하이원곤돌라를 타고 내려다본 하이원호텔&C.C와 마운틴탑의 풍경, 마운틴곤돌라를 타고 내려다본 마운틴콘도의 풍경도 볼거리다.
하늘숲길 걷기대회가 열렸던 6월 14일은 강원도 정선의 하늘과 마주한 숲길에서 맑은 공기, 시원한 바람과 함께 자유를 만끽하며 힐링을 제대로 했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