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이혼율이 가장 높은 달은 언제일까? 힌트는 명절증후군이다. 명절을 지내고 나서 부부싸움이 크게 일어나고 급기야는 정나미가 떨어져 이혼에까지 이른다. 바로 3월과 10월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그러니까 설 쇠고 나서, 추석 지내고 나서 이혼한다는 이야기다.
행복한 가정이 되려면 부부가 힘을 합쳐야 하지만 명절 때만큼은 남편이 참아야 한다. 말 한마디 잘못 했다간 가정이 파괴될 수도 있다. 전문가의 조언에 의하면 최소한도 명절 일주일은 말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아내에게 상처가 되는 말은 금기라는 것.
이번 추석을 앞두고 가까운 대형매장을 들렸다. 부침개 부치는 곳에 사람들이 붐빈다. 호박전, 생선전, 고추전, 산적 등을 만들어 판매하는데 이것을 사려면 30분 정도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주부들이 가정에서 전을 직접 만들지 않고 장에서 만들어진 것을 구입하는 것이다.
왜 그럴까? 전을 만드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힘이 들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 아내의 부탁을 받고 실파를 다듬은 적이 있다. 실파 두 단을 다듬는데 무려 한 시간이 걸렸다. 쪼그리고 앉아서 하니 몸이 굳는다. 일을 마치고 나서 “아이 구구‘하면서 거실에 그만 눕고 말았다.
이런 일을 평상 시에 아내들이 하는 것이다. 명절 때에는 일의 양과 강도가 세어짐은 물론이다. 이러한 때 남편의 어떤 말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명절 때 남편이 꼭 챙겨야 할 것이 바로 ‘립스틱’이라고 말한다. ‘여자들이 입술 화장에 사용하는 막대 모양의 연지’가 아니다. ‘립스틱’ 세 글자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 립서비스. 이런 말이 있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 명절 때 음식 만드느라 고생한 아내에게 다정한 칭찬의 말을 건네는 것이다. 빈말보다는 진정성이 담긴 말이어야 한다. 아무리 일이 힘들어도 남편의 칭찬 말 한마디에 고생은 봄눈 녹듯 사라지고 만다.
둘째, 스킨십. 음식 만드느라 근육이 뭉친 아내의 어깨, 팔, 다리를 주물러 주라는 것이다. 남편의 부드러운 안마는 육체적 피로를 풀어준다. 더 나아가 따뜻한 물에 족욕까지 시켜 준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셋째, 틱틱거리지 말라. 아내는 손이 모자라 쩔쩔 매고 있는데, 남편에게 오랜만에 가벼운 도움을 요청했는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말 한마디 잘못 건넸다간 상황 끝이다. 쓸데없는 공치사를 하다간 본전도 찾기 힘들다.
명절 때 아내의 노고를 치하하는 남편의 따듯한 말 한마디가 필요하다. “당신, 이 많은 음식 언제 다 준비했지요? 정말 수고 많았네요” “이번 추석 명절 당신 노고가 제일 컸어요” “오늘 우리 집안 행사 당신이 큰 역할을 했어요” “음식 솜씨는 역시 당신이야!” 등.
흔히들 우리나라 남편들은 사랑 표현이 약하다고 한다. 마음 속에 있는 사랑 표현을 못하고 그저 아내가 알아주겠지 하고 기대한다. 사랑은 마음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말로 행동으로 하는 것이다. 이번 추석, 아직도 아내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을 못하였다면 지금이라도 하자. “당신이 최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