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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삼동이에게 배우다

일요일 오후가 기다려진다. 12시간 후면 다시 고단한 일상으로 복귀해야 하는 일요일 오후를 손가락 헤아려 기다리는 이유는 슈퍼맨을 만날 수 있어서다. 나를 향해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는 자동차를 멈추게 하는 강한 파워를 발휘하는 오롯이 나만을 위한 슈퍼맨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슈퍼맨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슈퍼맨과 함께 하는 예쁜 아이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는 모두 예쁘다. 젊음이라는 것 자체가 고가의 화장품을 능가하는 아름다움을 발산하듯 아이의 사랑스러움은 이 세상 모든 아름다운 단어를 열거해 표현해도 부족한듯하다. 슈퍼맨 속 예쁜 아이들 중 삼둥이의 귀여움은 더욱 특별하다. 삼둥이가 뿜어내는 귀여움이 KBS 시청률의 효자로 떠올랐다고 한다. 삼둥이를 모델로 한 2015년 달력의 판매 수익금이 10억 원 이상이라는 기사만으로도 우리 국민들의 ‘삼둥이 앓이’가 피부로 전해진다.

삼둥이가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뭐니 뭐니 해도 보는 이들의 혼을 쏙 빼놓는 그들의 귀여움일 것이다. 삼둥이의 천진난만한 미소와 함께 언어량의 폭발적 증가 시기인 어린 그들이 내뿜는 서투른 말 한마디가 세련되게 완성된 언어보다도 더 많이 어른들의 마음을 빼앗아간다. 삼동이의 모습을 보며 장성한 자녀를 가진 가정에서는 어린 내 자녀들을 키웠던 지난시간들을 떠올리며 내 자녀가 주었던 기쁨을 다시금 떠올리고, 미혼의 남녀들에겐 어여쁜 자녀를 키우는 즐거움과 보람을 가상 체험함으로써 결혼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강화시켜주기도 했다. 그와 함께 아빠들의 적극적인 육아 참여 증가라는 긍정적인 현상도 나타났다.

내가 삼둥이를 사랑하는 이유는 나를 돌아보게 하는 그들이기 때문이다. 동생에게 좋은 것을 양보하는 어린아이의 의젓함이 있고, 내가 먹고 싶은 맛있는 음식도 동생에게 형에게 나누어 줄줄 아는 어린아이의 양보가 있고, 어린 내가 어린 내 동생의 손을 꼬옥 잡고 길을 가는 어린아이의 책임이 있다. “이모 밥 주세요. 배고파요.”라고 예의를 지켜가며 나의 배고픔을 전할 줄 아는 어린아이의 예절도 있다. 그런 너희들을 보고 있노라면 ‘사랑은 사랑받을 행동을 하는 그곳에서 시작된다.’ ‘사랑받을 자격을 가진 그 사람에게서 사랑은 시작된다.’는 너무나 명료한 삶의 진리가 떠오른다. 나이 들면서 지켜내야만 하는 삶의 의무에 갇혀 모른 척 넘겨온 소중한 관계의 예의를 다시 내게 깨우쳐주는 거울이 바로 삼둥이다.

서로 도와주고, 참아주고, 나눠주는 삼둥이의 모습에서 순간순간 나를 잠식해오는 나태함과 이기성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얻고 싶어서 일요일 오후를 기다린다. 내가 먼저 사랑받을 자격을 갖추려 노력하지도 않은 채 사랑받는 누군가의 모습만 부러워하고 사랑받지 못하는 나의 형편을 한탄했던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Super Baby를 만날 수 있어서 너희들을 기다린다. 사랑받을 자격을 가진 이의 모습을 보는 것만큼 것처럼 나를 감동시키는 일도, 나를 성장시키는 일도 없기에 난 일요일 오후 그 시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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