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모세의 기적으로 알려진 바닷길이 여러 곳 있다. 경기도 화성시의 제부도에서 안산시 대부도를 거쳐 다리로 연결된 인천광역시 옹진군의 선재도와 영흥도를 여행하면 모세의 기적을 여러 번 만난다. 교통편도 좋아 짧은 시간에 멋진 바다풍경과 싱싱한 수산물을 접할 수 있는 알찬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3월 9일, 사진동호회 설레임 회원들이 제부도에서 영흥도까지 돌아보는 출사를 다녀왔다.
서신면 송교리와 제부도 사이의 자동차로 통행할 수 있는 물길이 있다. 이 물길은 썰물에 드러나기 시작해 밀물로 다시 덮일 때까지 열리는데 그 시각은 화성시문화관광 제부도 바닷길(
http://tour.hscity.go.kr/Guide/jebudo_time.jsp)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부도는 대부분의 지역이 평지로 이루어진 작은 섬이지만 볼거리가 많다. 남쪽의 바닷가에 매들의 보금자리인 매바위가 있고 입파도 앞으로 평택항을 오가는 큰 배들도 보인다. 북쪽 바닷가의 선착장으로 가면 작은 고깃배들이 바다위에 떠있고 바다 건너편의 누에섬과 대부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제부도의 북쪽에 위치한 대부도(大阜島)는 큰 언덕을 뜻할 만큼 무척 큰 섬이다. 대부도 초입의 누에섬은 탄도항과 어촌민속박물관 바로 앞에 위치한 자그마한 섬으로 썰물 때만 길이 열린다. 작은 등대와 풍력발전소가 이색적인 풍경을 보여주고 일몰이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마침 물길이 열릴 시간이지만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라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 현수막에는 ‘새로운 누에섬등대전망대로 다시 태어납니다’라고 쓰여 있다. 건너편으로 등대전망대가 보이는데 공사가 완공되면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궁금하다.
선재도로 가며 대부도를 벗어나기 전 아일랜드CC 못미처에서 어심바다 방향인 오른쪽 잘푸리길로 들어서면 가까운 거리에서 플라야펜션을 만난다. 펜션 앞 해변에 주차하고 바다 쪽으로 나가면 바닷길을 이용해 광도까지 다녀올 수 있다. 물이 차면 잠기는 포장도로라 물때를 맞추지 못하면 건너편의 선재대교와 선재도, 물에 갇힌 광도와 주도 등 눈앞에 보이는 바다 풍경만 구경한다.
선재도는 대부도와 영흥도 사이에 있는 작은 섬이다. 선재대교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진입하여 다리 밑 그늘에 차를 주차하고 바닷가로 가면 걸어서 목섬을 둘러볼 수 있다. 목섬은 바닷물이 빠지면 문을 열어주는 무인도다. 물이 빠지고 길을 드러낸 모습이 멋진데 모랫길에는 인적이 끊겼다. 오른쪽으로는 육지와 연결된 측도가 가깝게 보인다.
영흥도는 서쪽의 자월도와 가깝고 옹진군에서 백령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영흥도의 북쪽으로 가면 장경리해변과 십리포해변이 바다 건너편의 무의도와 영종도를 바라보고 있다. 영흥대교를 건넌 후 오른쪽으로 내려서 동쪽 바닷가를 달리면 십리포해변을 만난다. 고운 모래밭과 수백 년 된 소사나무 숲이 주변 경관과 어우러지며 멋진 풍경을 만들어 해변에 사람이 없어도 쓸쓸하지 않다.